"기억도 하기 싫습니다"

2004.01.12 00:00:00

"아찔했던 순간, 기억도 하기 싫습니다"
중화상을 입고 아주대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원상(36)씨는 지난해 직장을 잃고 지난해 2월께 집을 나와 막노동을 하면서 한달에 100여만원의 돈을 가족들에게 송금하고 있었다.
가족들에게 한푼이라도 더 보내기 위해 이씨는 하숙이나 자취를 하지 않고 숙박비가 15만원하는 고시원에 숙소를 마련했다.
이씨는 화재가 발생하던 날 수원시 권선구 소재 N인력용역회사에 알선해준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해 피곤한 몸으로 밤 11시께 화재가 발생한 314호실 옆방인 313호실에서 잠을 청했다.
평소 새벽잠이 많았던 이씨는 이날도 피곤에 못이겨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이씨는 갑자기 밖에서 "불이야"하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깨어나 보니 복도는 온통 자욱한 연기와 화염에 휩싸여 있었고 투숙객들의 비명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또 천장에 불길이 치솟아 나무로 된 벽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현관과 비상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씨는 '살아야 겠다'는 생각에 속옷차림으로 사람들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무작정 뛰어갔다.
이때 이씨는 불길을 헤치고 나오면서 등과 양손, 얼굴 등에 2도, 전신 30%의 화상을 입고 아주대병원 응급실로 구급차에 실려갔다.
이씨의 화상이 심해 아주대병원측은 "치료가 어렵다"고 하자 이씨의 사촌동생은 서울에 있는 화상 전문치료병원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씨는 "항상 아내와 두 딸을 생각하면 막노동을 하더라도 힘든지 몰랐다"며 "이제 화상을 입은 몸으로 어떻게 가족들을 만날지 답답할 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또 "이제 남에게 보기 흉할 정도로 얼굴이 변할텐데 어떻게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 나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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