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로명 주소’ 만족스런 방안은 없을까?

2016.08.15 19:10:29 인천 1면

지난 2014년 1월부터 도로명주소가 시행됐다. 그리고 정부는 지금도 도로명 주소의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홍보와 시설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명 주소 체계로 전면시행이 된지 2년8개월이 넘었지만 아직도 국민들은 불편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도로명주소 정착을 위한 개선과제’ 보고서에서도 나타난다. 이 보고서는 도로명주소 인식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도로명주소 정착 지원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것인데 경기도민 1천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지금까지도 지번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33.4%나 됐다. 단 한 번도 도로명주소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이 3분의 1이라는 것이다.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기억하기가 어렵다(50.7%)’, ‘사용할 일이 없다(27.0%)’, ‘위치 찾기가 더 어렵다(20.7%) 등이었다. 이 뿐만 아니다. 그나마 도로명 주소는 민원업무(72.3%)나 우편물(69.0%)과 같은 공공부문의 이용률만 높았다. 정부가 도로명 주소를 시행하면서 장점으로 내걸었던 음식배달(18.8%), 길 찾기(17.6%) 등 실생활과 밀접한 부문의 이용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당초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관계 당국은 도로명 주소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인 ‘기억하기가 어렵다’ ‘위치 찾기가 더 어렵다’는 응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연구원은 ‘현 도로명주소 체계는 지번주소와의 이중사용으로 인한 불편함, 지번주소보다 길어 외우기 어려움, 잦은 도로명주소 변경으로 인한 혼선 등의 문제점이 있다. 도로명이 길고 숫자가 포함되어 외우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즉 주소만 더 길어지고 편리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 도로명 주소를 사용함으로 인해 마을 주소가 잊혀진다는 것이다.

지명은 마을의 역사와 특징 등이 담겨 있는 전통문화의 보고다. 이런 지명 대신 ‘무슨 대로 몇 번 길’이란 표기가 굳어지면 전통의 훼손 여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도시를 제외하고 전통이 있는 마을들은 도로 위주가 아니라 마을 위주로 지리체계를 인식해 왔다. 마을 지명도 마을의 전승 이야기나 상징물을 통해 생겼다. 이런 마을 주소가 도로명 주소로 인해 잊힌다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따라서 도로명 주소의 일방적 강요보다는 이제라도 모든 국민들이 수긍할 만한 방안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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