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인근 땅 금싸라기… 민통선 부근 토지도 ‘품귀’

2018.04.29 20:03:18 7면

판문점 선언 이후 도 북부 접경지 부동산 관심 폭발
땅 주인들, 호가 2배 이상 높여… 줄줄이 계약 보류
문산 등 중개업소 전화 폭주… 쓸모없는 땅도 귀한 몸

 

지난 27일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면서 경기북부 접경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폭발 수준이다.

땅 주인들은 호가를 2배 이상 부르거나 땅을 팔지 않겠다고 마음을 바꿔 줄줄이 계약이 보류되고 있다.

29일 경기북부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에 이 지역의 각종 교통·철도 개발 계획이 담기고 종전선언 추진 내용이 포함되는 등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자, 땅 주인들이 돌연 계약을 보류하고 토지 매수 희망자들은 매물을 찾느라 중개업소에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파주시 파주읍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28일에 계약하기로 했던 건들이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너무 좋은 바람에 다 보류되고 땅 주인들이 ‘그 가격에 안 판다’, ‘땅을 더 보유하겠다’고 한다”며 “시간 약속을 해두고 부산과 용인 등지에서 오기로 했는데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하루 전날 밤 11시에 계약하겠다고 시간을 잡아달라던 땅 주인이 돌연 땅을 안 판다고 마음을 바꾼 것”이라며 “땅 주인을 설득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파주의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통일로 인근에 붙어 있는 땅들, 문산에서 임진각까지 민통선 들어가기 직전의 땅들이 ‘금싸라기’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접경지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아온 문산의 부동산 중개업소 수십 곳에는 정상회담 당일부터 전화가 폭주했다.

문산읍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땅 주인들과 땅을 사려는 사람들의 전화가 한꺼번에 쏟아져 너무 바쁘다. 1시간 사이에 수십 통의 전화가 쏟아지고 전화 연결이 안 되니 사무실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며 “아무 쓸모 없는 땅들까지도 다 팔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일대 3.3㎡당 15만원이던 땅값은 정상 회담 호재로 25만~30만원을 호가한다.

이처럼 남북 화해 무드와 개발 기대심리로 연초부터 주목을 받아온 파주의 민통선 내 토지와 문산읍을 비롯해 경의선과 통일로 등 남북한을 연결하는 육로 주변은 물론, 정상회담 직전까지 비교적 조용했던 연천 등지도 수혜지로 부상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0여 통의 전화를 받았다는 연천군 청산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연천은 남북정상회담 직전까지 뚜렷한 반응은 없었으나, 진전된 회담 결과가 나오자 연천 땅들도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땅 주인들이 기대하고 있다”며 “내 땅은 가격이 얼마나 나가는지,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가격 문의’를 하는 지주들의 전화와 투자자들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경기북부 접경지대 부동산 전망을 두고는 온도 차가 있었다.

파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남북정상회담이 전부가 아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만나서 결과가 어떨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이렇게 좋다가 다시 부침이 있어왔는데 너무 장밋빛 전망만 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어차피 개발이 불가한 땅이어서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남북관계는 시간이 흐르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한동안 굉장히 뜨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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