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축제엔 유채꽃이 없다?

2004.05.07 00:00:00

개막 하루를 앞둔 구리 한강 유채꽃 축제가 유채꽃이 채 피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를 강행키로 해 졸속행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7일 시와 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는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8일, 9일 양일간 구리토평 한강 둔치에서 각종 연예인 공연과 이벤트, 참여(체험)마당, 전시행사로 짜여진 '제2회 유채꽃 행사'를 개최한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4월말 발행한 반상회보와 유선방송 보도자료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축제를 홍보했고 현수막도 시내 곳곳에 게시하는 등 행사안내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시기를 너무 빠르게 잡아 현재 4만평의 유채꽃 밭은 푸른 잔디밭을 연상케 하고 키도 자라지 못해 유채꽃 행사는 명칭만 '유채꽃 축제'일 뿐, 의미없는 먹고 놀자식 행사가 불가피 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이번 행사가 유채꽃이 빠진 졸속으로 치닫는 데는 시가 지난달 불어닥친 꽃샘추위 등 이상기온을 감안하지 않고 지난해보다 일주일 이상 행사를 앞당기는 무리수를 뒀기 때문이다.
피지도 못한 유채꽃밭을 보며 실망스럽다는 서울 광진구의 이모(43) 씨는 “얼마전 창원에서 개최되는 쌀과 유채꽃 축제를 보고 다시 이곳을 찾았는데 유채꽃이 없어 황당하다”며 “명색이 시가 진행하는 행사라 믿음을 가지고 미리 구경을 왔는데 우롱당한 느낌이다”고 밝혔다.
원생들과 소풍을 나온 K유치원 원장 박모(37·구리시 수택동)씨도 "축제가 임박해 원생들과 소풍을 왔는데 유채꽃은 없고 푸른 벌판만 펼쳐져 있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기념사진을 찍어 학부모들에게 보내야 하는데 누가 이곳을 유채꽃 단지라 하겠냐”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는 행사강행을 결정하고 행사장 주변정리와 화장실, 쓰레기장 설치 등 공공시설과 무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유채꽃 씨앗은 지난해와 같은 시기에 뿌렸는데 이상기온으로 만개가 늦어졌으며 시기를 앞당긴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대답하고 "다음주면 유채꽃이 만개해 행사 진행에는 문제가 없을텐데 시기적으로 시간을 맞추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오민석기자 ssamda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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