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잡는 주택공사

2004.05.10 00:00:00

오산 세교택지지구 빌라 주민 "쥐꼬리 보상금 주고 내 쫓으려" 거센 반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짓밟는 게 공기업인가"
오산시 수청동 세교 택지개발지구내 성산빌라 등 9개빌라 206세대 800여명의 주민들이 대한주택공사가 터무니 없이 적은 이주보상금을 주고 내쫓으려 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오는 9월 주택공사가 빌라를 강제 철거할 경우 실력행사까지 벌일 것으로 밝히고 전국철거민연합회와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해 사태의 추이가 주목된다.
10일 대한주택공사 오산 신도시 사업단에 따르면 주택공사는 지난 2001년 9월25일 공람공고를 실시해 같은해 12월26일 오산시 수청동 일대 98만여평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 오는 9월 착공해 2008년 12월 1만6천400세대의 아파트와 주택 등을 준공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공람공고 뒤 주택공사와 오산시에 '터무니 없이 적은 이주 보상금으로 삶의 터전을 버릴 수 없다'는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지난해 11월15일부터 수청동 209의 4번지에 대책위 컨테이너 사무실을 마련해 주택공사의 택지개발사업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특히 주공측이 제시한 이주보상금이 전세집을 얻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현대빌라 4동 201호에 사는 이영자(36.여)씨는 "주택공사에서 제시한 8천만원의 이주보상금으로 빌라 융자금 4천만원을 갚고나면 전세는 커녕 월세집을 구해야 한다"며 "서민들의 어려운 생활을 고려하지 않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주택공사의 행동에 분노가 치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성산빌라 다동 301호에 사는 박인영(46)씨는 "차라리 주민들을 죽이고 택지개발을 하라"며 "서민들을 위해 주택을 짓는다는 주택공사가 서민들을 죽이려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빌라비상대책위원회 김경배(45)위원장은 "빌라 주민들은 오는 9월 철거가 시작되더라도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공사는 지난해 11월말 서울 동작구 상도2동에서 발생한 주민들과 철거 직원들간의 폭력사태를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또 "법으로 해결이 안되면 물리적인 실력행사를 해서라도 우리의 삶의 터전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공사 오산 신도시 사업단 김재경 차장은 "택지개발사업은 법적으로 이상이 없다"며 "주민들과의 마찰을 각오하고 있지만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오는 9월 입주하는 화성시 병점 국민임대아파트 35세대와 입주가 안된 세대가 발생하면 이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택공사 오산신도시 사업단측은 "이주민들을 위해 공람공고일을 기준으로 지난 2000년 9월25일 이전 가구주는 이주자택지분양권, 2001년 9월25일 이전 가구주는 임대아파트 분양권, 2001년 9월25일 이전 세입자는 국민임대주택 입주를 우선으로 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고 밝혔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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