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 참여 프로그램 실시

2004.05.14 00:00:00

'왜 이제는 여성인가' 등 여성정치의식교육
'생활정치'를 매개로 여성의 정치적 주체화와 정치세력화

지난 17대 4.15 총선에서 우리나라 정치의 발목을 잡았던 지역정치, 금권정치가 어느정도 해소돼 정치의 정상화를 이뤄냈다는 평가와 더불어 여성계도 전체 의석중 13%인 39명의 여성이 당선됨에 따라 일정정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여성의원의 현실정치 진입이 늘어난 배경에는 비례대표 의석이 10석 늘고 '비례대표 여성할당 50%'가 정당법에 명시돼 정책적인 배려에 힘입은 것.
이에대해 여성계는 16대에 16명이던 여성의원 수가 2.5배 늘어난데 대해 환호하면서도 한편으로 여성의원 수가 국제평균 수준에도 못미치고 특히 지역구에서 여성의원 당선이 도전자 63명 가운데 당선자가 10명에 불과해 아쉬움을 남긴 선거라는 중평이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정치 세력화가 다소 진전됐지만 이는 정치에 무관심한 대다수 일반 여성들과 괴리된 채 대중적 기반이 결여된 소수 여성리더들의 활동으로 이뤄진 것이며 풀뿌리 차원에서 여성들을 정치의 장에 끌어들이는 진정한 의미의 여성정치 세력화를 여성계의 과제로 남겼다.
여성정책 전문가들은 특히 지방화와 지방정치 시대가 진전될수록 남성에 비해 지역과 가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되는 여성들이 생활정치의 주체가 되는 계기로 작용해 이들이 자연스레 정치에 관심을 갖게하고 참여의 기회를 넓혀 정치세력화를 촉진시키는 여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서 여성이 만드는 건강한 생활정치를 모토로 수원여성회(대표 이기원)가 5월 한달 네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지방분권,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여성정치의식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일 한영혜 교수(한신대)의 '왜 이제는 여성인가'를 필두로 13일 '여성정책이란 무엇인가' '성인지예산운동의 사례' 등 8개의 강좌가 마련됐다.
이번 강좌를 마련한 수원여성회 임혜경 정책위원장은 "지난 02년 지방선거 당시 지역내 여성단체 연합으로 수원시 여성정책을 평가하고 출마자들에게 여성정책을 제안한 적이 있는데 한마디로 정책의 부재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하고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임혜경씨에 따르면 올해 수원여성회 내에 정책위원회가 구성된 뒤 여성의 정치 참여, 특히 지방자치에 여성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선 여성정치의식 교육이 필요해 첫 사업으로 이를 실시하게 됐다는 것.
그러나 아직도 여성들이 정치하면 일단 무관심하고 여성들의 정치 진출에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 이번 프로그램에도 참여자 수가 저조한 점을 아쉬워했다.
수원여성회는 그동안 탁아문제를 안고있는 일하는 여성들을 위해 영아전담 어린이집 운영과 방과후 아이를 돌보는 보육운동, 경기여연 소속단체로 도 여성정책국 탄생과 여성정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해까지 수원여성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그는 "영유아보육은 시설기관이 늘어나 양호한 반면 방과후 아동보육 시설은 별반 없고 특히 저소득층 아이의 경우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현재 매원초등학교 등 3곳에서 '방과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재정적으로 열악해 조례 제정을 통해 전반적인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수원여성회가 '영유아보육조례'의 대상범위를 아동까지 포함시킨 조례 제정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장기적으로 직접 지방의회에 진출해 입법 정책 활동을 벌이자는 의견들이 많았다면서 여성의 정치세력화는 철저하게 생활과 밀접한 사안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여성회는 이번 강좌 이후 6월부터 9월까지 성인지 예산분석교육 및 워크샵을 개최하고 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참여자가 적어 아쉽지만 일본 생활정치의 모범인 '대리인 운동'처럼 꾸준히 전개하다보면 차후 이를 통해 지방의회에 진입하려는 여성들이 나올 것"이라고 희망했다.
대표가 아닌 대리인운동은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해 시민자치를 실현하려는 실험으로 대리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생활자 네트워크'를 별도로 조직해 이들이 환경이나 복지 문제 등에 대해 학습과 조사활동을 벌이고 정책제안까지 시도해 이를 피드백하자는 것.
임혜경씨는 "정치, 특히 지역에서의 정치행위가 실은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밀접하게 관련됐다는 것을 그간 운동과정에서 절감했다"면서 "출발은 미약해도 서서히 '생활의 정치화' '정치의 생활화'를 이루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원여성회는?
지난 1989년 일하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양성평등 사회를 앞당기고 자주적 민주적인 사회 건설을 위해 창립된 단체이다.
김영주기자 pourche@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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