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후 개교 계기... 내년 교육대란 예고

2004.06.20 00:00:00

도교육청 122곳 개교할 방침 27개교 공사완공 수업 가능 콩나물 교실 해소엔 역부족

오는 22일은 시설미비와 열악한 주변환경 등을 이유로 사상초유의 집단 미등록사태가 벌어졌던 안양 충훈고 사태가 지난 3월15일 타결된후 100일째가 되는 날이다.
수백명의 학생이 등록을 거부한 채 '유랑수업'을 벌였고,충훈고 사태를 계기로 교육인적자원부가 '완공 후 개교' 원칙을 세워 공사중인 학교의 개교를 위해서는 '개교심의위원회'를 통과토록 했다.
충훈고 사태가 남긴 영향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충훈고 사태=지난 2월6일 경기도교육청의 도내 평준화지역 고교 배정 결과 발표 후 안양 충훈고에 배정된 554명 가운데 2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공사가 지연돼 개교가 불가능하다며 고교 재배정 또는 등록후 전학을 요구하면서 학교등록을 거부, 사상초유의 집단 미등록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따라 3월3일 고교입학식에는 학교에 등록한 329명의 학생은 충훈고에서, 미등록한 225명의 학생은 도교육청 앞에서 학교없는 입학식을 가졌다.
충훈고에 등록하지 않은 200여명의 학생들은 안양시청과 교회 등을 떠돌며 '유랑수업'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수원지법은 충훈고 학부모들이 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학교배정 효력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이유있다고 인용 결정해 학교배정 효력을 정지시키고 "학교의 교육시설이 헌법과 법령이 요구하는 최소한에도 미달된다면 학습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도교육청은 미등록 학생들에게 등록후 전학을 허용, 미등록학생 204명은 3월15일에 모두 충훈고에 등록한뒤 학교배정추첨식을 통해 안양시내 11개 고교, 군포시내 5개 고교로 전학했다.
▲현재의 충훈고=현재 충훈고에는 전체 554명의 학생 정원 가운데 356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도교육청은 충훈고의 시설과 주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안양시청 및 안양경찰서와 함께 개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교육청과 지자체 등은 충훈고에 대해 어학실 지원 7천만원, 전자도서관 5천만원, 직영급식소 사업 1억8천500만원, 컴퓨터실 4천400만원 등을 지원했고, 매달 도교육청 전 과의 과장과 장학관들이 충훈고 발전을 위한 협의회를 열고 있다.
시는 충훈고 앞의 가로등 사업 및 8번노선버스를 연장해 충훈고와 평촌 사이의 통학에 불편이 없도록 했고, 안양서는 하루에 2번씩 아침과 저녁통학시간에 경찰을 2명씩 배치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충훈고 1학년 이은종(17)군은 "학기 초에는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떠나 남은 학생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힘들어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학교시설에 학생 모두 만족하고 통학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충훈고 계필연 교장은 "학생과 교사 모두 힘을 합쳐 최고의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전학간 학부모로부터 충훈고로 다시 되돌아 갈 수는 없느냐는 전화도 가끔씩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충훈고 등록을 거부했던 학부모대책위의 홍성렬씨는 "전학을 간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완공후개교'라는 원칙을 세운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한다"며 "다시는 공사중 개교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충훈고 이후 전망=충훈고 사태는 '완공후 개교'라는 원칙은 확립했지만 당장 내년부터 이에따른 경기교육의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도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학교설립 추진 개선 방안에 따르면 당초 2005년에 초등학교 55곳, 중학교 44곳, 고등학교 19곳, 특수학교 1곳 등 모두 122곳을 개교할 방침이었지만 완공후개교 방침에 따라 초 15곳, 중 9곳, 고 3곳 등 모두 27곳만 개교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관행대로 공사중개교가 허용될 경우 초 32곳, 중 19곳, 고 10곳 등 모두 61곳이 내년 개교가 추가로 가능해지지만 완공후 개교 방침으로 내년 개교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매년 5만명씩 학생인구가 도내로 유입되는 상황에서 내년 개교학교 수가 급감할 경우 도내 초.중.고교 167곳이 과대.과밀학교, 초.중 21개교가 원거리통학이 우려되고 있다.
안산, 평택, 남양주의 경우 초교 5곳은 2부제 수업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개교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학교에 대한 부분개교를 통해 과대.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려 하지만 최근 용인의 갈곡초를 비롯해 대덕, 신천, 독정, 신릉초교 등 5개 학교의 개교심의가 모두 부결되는 등 공사중개교는 힘들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위원회 최창의 위원은 "학교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자체와 교육청 간의 협의가 가장 중요하다"며 "사회전반에서 학교도 도시기반시설이라는 사실을 인식해 학교 설립에 대한 장기적인 청사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재광 zest@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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