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야, 환영이야"

2004.06.22 00:00:00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갤러리는 30일까지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관람객에게 환영을 보는 듯한 묘미를 전해줄 '회화의 조건'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경지연, 유승호, 김현희, 김동유, 한수정, 김재홍 등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해 평면 회화 25점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은 단순한 평면을 넘어선다. 우리 눈에 보여지는 대상인 사물이나 풍경의 직접적인 표현만이 아닌 또 다른 '시각적 일루션(illusion)', 즉 환상적 효과를 제시한다.
작가 경지연은 이중적 색채와 단순한 선의 끊임없는 반복 그리고 겹침의 효과로 착시현상을 일으키며 꿈틀대는 듯한 손의 이미지와 여러 움직임의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승호의 작품은 일종의 문자로 된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자는 어떤 내용을 '읽기'로 이해시키고 전달하지만 작품 속에서 문자는 반복되고 모여 보여지는 어떠한 형태가 된다. 이는 전체 또는 부분으로서 이미지와의 관계를 이루며 의미를 갖게 된다.
작가 김동유는 작품을 가까이 했을 때 보여지는 하나의 이미지로부터 여러 변형과 반복을 거듭하며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수많은 고흐의 얼굴이 마릴린 먼로의 초상이 되는가 하면 먼로의 얼굴을 반복시켜 장미꽃을 그려내고, 온갖 나비들이 모여 이중섭의 얼굴과 반가사유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김재홍은 우리 자연과 산하의 일상적 풍경을 좀 더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야산을 잠자는 거인의 얼굴과 가슴 등 인간의 신체로 의인화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파헤쳐지고 훼손돼 상처 입은 자연의 모습을 풍자하고 인간에게 경고 메시지를 남긴다.
김현희는 반투명하게 비치는 얇은 천 위에 겹겹이 표현된 나무의 형상들로 단순히 시각적인 상징에 그치지 않고 관람자의 상상 속에서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공감각의 풍경으로 받아들여지게 만든다.
한수정의 작품에서는 멀리서 바라보면 분명 하나의 이미지를 가진 작품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서면 이내 의미를 알 수 없는 추상적인 선들이 놓여진 여러 장의 종이가 중첩되어 만들어낸 환영임을 깨닫게 된다. (032)430-1157
정수영기자 j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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