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여름이 괴롭다"

2004.07.20 10:24:00

도내 경로당 전기료 모자라 낡은 선풍기 의존, 에어컨 '그림의 떡'

'외로워도 집에서 지내고 싶어요'
도내 대부분의 경로당에 에어컨이 없는데다 삼복더위에도 낡은 선풍기에 의존해 노인들이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특히 에어컨이 있는 일부 경로당도 전기료 등 냉방비가 모자라 틀지 못하거나 하루 1시간정도만 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6천903개의 경로당이 설치돼 있고 65세 이상으로 지자체에 등록된 노인만 66만1천268명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무더위로 인해 경로당을 찾는 노인들은 30~40여명 시설규모의 30%도 안되는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섭씨 28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냉방이 전혀 안되고 냉방기구는 선풍기 1~2대가 고작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경로당을 찾는 노인들은 무더위에 지쳐 1~2시간 동안 잠시 머물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회원이 33명이지만 실제 이용노인은 10여명에 불과한 안산시 단원구 선부2동 석수공원내에 위치한 석수노인정.
20일 오후 2시께 이곳에서 만난 김모(70)할아버지는 "지난 2002년 시에서 에어컨을 설치해 줬지만 냉방비가 나오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운영비가 월 25만원으로 빠듯한 형편에서는 에어컨은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라고 씁쓸해 했다.
군포시 광정동 소재 주몽 대림경로당을 이용하는 김모(72)할머니는 "덥지 않는 오전에만 경로당을 찾는다"며 "외롭더라도 차라리 집에 있는게 더 낫다"고 말했다.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소재 우만선경 경로당 방모(80)할아버지는 "30여명의 회원이 있지만 여름엔 8명 정도만 경로당을 찾고 있다"다며 "여름에는 찜통더위에, 겨울에는 추위에 떨어야 하는 경로당이 너무 서글프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안산시 단원구 사회환경과 관계자는 "딱한 사정은 알지만 경로당에 냉방비를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며 "정부의 운영비 확대지원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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