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성평등 기준, ‘벡델테스트’ 통과한 한국 작품은?

2021.09.02 15:07:23 11면

[양성평등주간 기획]③
영화 성평등 테스트 ‘벡델테스트’
1985년 미국의 여성 만화가 엘리슨 벡델이 고안

한국영화감독조합, 올해 ‘벡델초이스 10’ 선정
“성별 고정관념에 머물지 않으려는 작품 시도 고무적”

9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양성평등주간’이다. 그것도 벌써 올해로 26번째다. 하지만, 여전히 성에 의한 법률적·사회적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인 양성평등을 실천하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회적 움직임들을 살펴보고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올해로 26살 맞는 '양성평등주간' 개막…“더 좋은 세상 성평등 향해”

② 김선희 경기양성평등센터장 “31개 시·군 성평등 격차↑…도민과 함께 노력해야”

③ 영화 속 성평등 기준, ‘벡델테스트’ 통과한 한국 작품은?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양성평등주간’에 앞서 영화 속 성평등을 가늠하는 ‘벡델테스트’를 통과한 한국 영화 10편을 발표했다.

 

벡델테스트는 1985년 미국의 여성 만화가 엘리슨 벡델이 남성 중심 영화가 얼마나 많은지 계량하기 위해 고안한 영화 성평등 테스트이다.

 

이는 여성 캐릭터가 보조 캐릭터로 머물지 않고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캐릭터로 묘사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함이다.

 

벡델테스트를 통과하려면 다음과 같은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이름을 가진 여자가 두 명 이상 나올 것 ▲이들이 서로 대화할 것 ▲대화 내용에 남자와 관련된 것이 아닌 다른 내용이 있을 것 등 세 가지 기준이다.

 

여기에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지난해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4개 항목을 추가했다.

 

 

내용을 보면 감독·제작자·시나리오 작가·촬영감독 중 한 명 이상이 여성 영화인이어야 하고, 여성 단독 주인공 영화이거나 남성 주인공과 여성 주인공의 역할 비중이 동등해야 한다.

 

또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 타입으로 재현되지 않아야 하며,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을 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스테레오 타입은 어떤 특정한 대상이나 집단에 대해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가지는 비교적 고정된 견해와 사고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영화 중 과연 벡델테스트 기준을 통과한 작품은 얼마나 될까?

 

‘벡델초이스 10’에 선정된 영화 10편은 ‘69세’(감독 임선애),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감독 이태겸)’, ‘남매의 여름밤’(감독 윤단비),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디바(감독 조슬예)’, ‘빛과 철(감독 배종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 모교(감독 이미영)’, ‘콜(감독 이충현)’, ‘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흔)’이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개봉한 영화 가운데 양성평등을 평가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작품을 선정했다.

 

올해 본심 심사는 김동령·신아가·조원희 감독, 봉태규 배우, 최정화 PGK 대표, 권김현영 여성학자, 함연선 평론가와 지난해 ‘벡델리안’ 선정자인 이동하 제작자와 이보람 작가 등 총 9명의 심사위원이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벡델데이가 제시한 새로운 기준 7가지 모두를 통과할 수 있는 작품이 극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계가 여전히 시대가 요구하는 성평등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별 고정관념에 머물지 않으려는 인물과 이야기들이 독립영화뿐 아니라 상업영화에서도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이번 주말, 앞서 소개된 벡델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를 보며 양성평등주간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싶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관하는 ‘벡델데이 2021’이 ‘Be Next’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4일 열린다.

 

이 행사는 ‘양성평등주간’의 영화 관련 행사로 향후 한국 영화가 보다 평등한 성별 재현을 하도록 돕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기획됐다.

 

[ 경기신문 = 신연경 기자 ]

신연경 기자 shiny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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