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이산가족의 한! 어떻게 풀 것인가?

2021.09.09 06:00:00 13면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곧 다가온다. 올 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들 간의 대규모 모임을 하기는 어려워서 왁자지껄하게 정을 나누던 코로나 이전의 추석 풍경이 아쉽다. 다들 들떠있을 명절에 유독 쓸쓸한 우리들의 이웃이 있다. 21세기는 실시간으로 지구의 반대쪽 사람들과도 영상 통화가 가능한 정보통신의 시대이다. 이러한 시대에 일천만 이산가족들은 그리운 혈육의 생존도 알지 못하고 어렵사리 생존을 확인했지만 선물을 보내거나 정겨운 대화도 나눌 수 없는 안타까움 속에서 추석명절을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 있다.

 

북한은 우리가 실향민이라고 하는 이산가족을 자신들의 체제에 반대해서 북한지역을 떠나간 적대적인 월남인이라고 하면서 인도주의적 접근보다는 정치적 접근 자세를 보여왔다. 56년 북한은 남한과의 경제적 우위 상황에서 월북인들의 재남가족을 이산가족이라고 하면서 만남을 주선해 주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1985년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행사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후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진행하면서 북한측은 이산가족 행사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북한은 이산가족들의 인간적 고통 해소보다는 남북 대화 협력 또는 국제사회와 관계개선차원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활용한 측면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더라도, 그리고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보수정부라도 북한이 국면전환 카드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내밀면 뿌리치기 어렵다. 북한의 속내가 마땅치는 않지만 금강산에서의 2박 3일의 제한적 이산가족 만남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과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신혼에 헤어져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으로 만난 부부, 70년 만의 부자 상봉 등 이산가족 한 분 한 분의 인생 역정과 한이 풀리는 감동의 기회를 날려 보낼 수 없는 것이다.

 

그동안 남북당국간 합의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 13만여 명 중 20% 미만인 2만 600여 명이 가족들과 만남을 가졌다. 남과 북 각각 100명씩 상봉하는 지금 방식으로는 70세 이상 고령이 대부분인 이산가족분들 모두가 그리운 가족들과 상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면 해법은 무엇일까? 우선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당국이 이산가족의 재북가족 생사와 주소를 확인하고 이산가족상설면회소 등 접근과 이동이 편리한 장소에서 이들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당국간 합의가 어렵다면 민간차원에서 제 3국에서의 만남 등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정부가 소요경비를 일부가 아닌 전액 지원하는 방식이 있다. 1985년 이후 재정적 여유가 있는 이산가족들은 이미 민간차원에서 재북가족 생사를 확인하고 상봉한 것으로 보이며, 못하신 분들은 경제적 부담이 이유가 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이산가족 문제를 시혜차원의 인도적 접근에서 가족권이라고 하는 인권적 접근을 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관심과 협력이 보다 제고될 수 있고, 자체적으로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는 북한이 조금은 더 호응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남북이 정치 군사적인 대결에서 벗어나 가장 인간적인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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