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무슨 목적으로 안상수 인천시장에게 현금 2억원을 전달했고 문제의 돈은 어떻게 처리될까.
안 시장이 중국 톈진(天津)시로 출장간 사이 출처불명의 현금 2억원이 안 시장의 여동생 집으로 전달된 사실이 밝혀져, 돈의 출처와 누가 무엇때문에 거액의 돈을 보냈는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안 시장이 톈진시에 출장중인 지난 27일 오후 7시께 안 시장의 사저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안 시장 여동생집에 한 남자가 "심부름을 왔다"며 굴비상자 2개를 전달했다.
굴비상자는 흔히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가로 60㎝, 세로 40㎝, 높이 10㎝ 정도의 스티로폼 상자로, 분홍색 보자기에 쌓여 있었다.
안 시장의 여동생은 상자가 무거워 얼음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판단해 베란다에 두었다가 나중에 열어보니 각각 현금 1억원씩이 빽빽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여동생은 안 시장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안 시장은 30일 오전 시 감사관실 클린센터에 신고했다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문제는 누가, 무슨 목적으로 안 시장에게 그같은 거액의 돈을 보냈느냐는 것이다. 안 시장 동생에게 돈을 전달한 사람도 단순히 "심부름을 왔다"고 했을 뿐 자신의 신분은 물론, 누구의 심부름으로 왔는지에 대해 일절 얘기를 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우선 시 주변에서는 돈의 규모로 볼때 개인보다는 기업체가 시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추적이 어려운 현금 2억원을 마련,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천시가 추진중인 시책사업은 경제자유구역 개발에서 택지개발,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 등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다.
결국 안 시장이 돈을 전달받은 뒤 조용히 넘어가면 추후 '돈'을 줬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사업 발주과정에서 `특혜'를 누리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그러나 안 시장이 돈을 전달받은 사실을 시 감사관실에 신고하고 전액을 맡김에 따라 제공자가 설사 그런 의도를 갖고 있었다면 `무위'로 끝나게 됐음은 물론, 자신의 신분을 철저하게 숨기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의 돈 2억원의 처리방향도 관심거리다. 인천시 클린센터 운영규정에 따르면 감사관실은 공무원이 돈 수수 사실을 신고해오면 시보와 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14일동안 돈을 찾아가라는 공고를 하게 된다.
이후 장본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1년간 유치했다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 불우이웃돕기에 쓰도록 돼 있다. 그러나 돈을 전달한 인물은 현재의 상황으로 볼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결국 사회에 기부한 셈이 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그가 순수하게 시장을 도와줄 의도로 돈을 전달했다면 사법조치 대상은 아니지만, 이미 신원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전달해 그 가능성은 매우 낮은 대신 뇌물성에 가까워 뇌물공여죄에 해당돼 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뇌물공여죄는 최고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해당 금액은 전액 추징토록 규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돈은 30일 오전 시금고인 한미은행에 예치해 놓았으며, 사법기관에 신고할 의무는 없지만 돈의 규모와 상황 등을 고려,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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