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드러나는 아크로비스타의 비밀, “17층에 사는 아주 특별한 사람들”

2021.09.09 08:56:49

재벌 권력과 검찰 권력의 유착이 의심되는 아크로비스타와 관련 풀리지 않았던 의문의 사실들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아크로비스타 1702호에 살았던 최 씨는 연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바로 옆집인 1703호에는 아크로비스타의 시행사였고 당시까지만 해도 삼성의 사돈 기업이었던 대상의 대표이사가 살았다”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전했다.

 

 

이를 두고 연대 취재진의 김두일 작가는 “1703호의 주인이 아크로비스타의 시행사였던 대상의 대표이사였다면 특혜분양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면서 “부인이 이대를 나와 약사라는 점 등 옆집의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자세하게 알고 있었던 최 씨가 정작 맞은편1704호에 살았던 윤석열이 검사라는 사실은 몰랐다는 얘기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리하자면 1702호에는 윤우진 씨에게 뇌물을 전달했던 업자의 친구 최 씨가 살았으며 그 옆집인 1703호에는 아크로비스타의 시행사였던 대상의 대표이사가, 맞은편 1704호에는 윤석열 후보가 살았다는 얘기다. 아크로비스타가 특혜분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연대 취재진의 강진구 기자는 “17층 고층부의 당시 청약경쟁률이 평균 10대 1에서 30대 1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행사였던 대상의 대표이사가 분양을 받았다는 자체만으로도 특혜분양이 의심된다”면서 “최모 씨가 인터뷰에서 말했던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1703호의 등기부등본를 살펴본 결과 1703호에 대상의 대표이사가 살았다는 최 씨의 주장은 사실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물론 대상의 대표이사라 하더라도 자사가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대상의 대표이사가 일반 청약자들과 같이 동등한 조건에서 청약을 하고 분양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상의 대표이사였던 김 씨가 아크로비스타를 분양받은 시점도 특혜분양을 의심케 한다. 2001년 5월 1일자 중앙일보는 아크로비스타 17층 이상의 고층부는 2001년 5월 2일부터 4일 사이에 공개 청약을 받아 7일 당첨자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상은 17층 이상의 고층부 청약에 일부 특별분양을 제외한 318가구로 대상을 한정했다. 대상이 아예 처음부터 특별분양분을 빼고 청약을 받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대상의 홍보담당 임원은 “당시 1703호를 분양받았던 김 대표의 연락처를 아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면서 “당시의 상황에 대해 알만하다고 생각되는 분들을 접촉했으나 전혀 내용은 파악할 수 없었다”라고 변명으로 일관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대 취재진이 아크로비스타 1701호의 등기부등본을 조회한 결과 1701호를 분양받은 사람은 대구에 주소를 둔 삼성의 협력업체 대표인 최모 씨로 나타났다. 최 씨는 2001년 11월 대상으로부터 1701호를 분양받아 2004년 10월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으며 2016년 1월에는 홍모 씨 부부에게 증여를 한다.

 

 

연대 취재진의 확인결과 홍 씨는 최 씨의 사위로 아크로비스타가 분양될 무렵인 2002년에는 서울가정법원, 2003년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서울중앙지법 판사를 역임했다. 홍 씨의 친형 또한 판사 출신으로 양승태 사법농단 파동 당시 재판거래를 한 의혹으로 언론에 이름이 자주 등장했던 인물이다.

 

 

이에 1701호를 분양받았던 최 씨를 상대로 해당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기자의 질문에 삼성협력업체 직원은 “삼성 특혜와 관련된 이런 얘기가 나오면 삼성과의 거래가 끊길 수 있다”면서 “언론에 10년 전의 일을 확인하고 대답할 의무는 없다”고 대답했다.

 

한편 연대 취재진의 강진구 기자는 “이미 회사의 공식창구를 통해 질의 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회사의 대표에게도 직원이 보고를 했을 것”이라면서 “삼성이 협력업체 명의로 특혜분양을 받았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극구 1701호를 취득하게 된 경위에 대해 밝히기를 꺼려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크로비스타 1701호부터 시작해 윤석열 후보가 살았던 1704호까지 17층에 사는 사람들은 분명 보통사람이 아니며 아파트를 취득한 과정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연대 취재진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이유다.

 

[ 경기신문 = 심혁 기자 ]

심혁 rkdtjdn1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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