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의 징검다리] 신산업기술 중심의 제2방송대를 신설하자

2021.11.15 06:00:00 13면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블록체인, 로봇공학, 바이오, 재생에너지 등 신기술분야가 가장 유망한 기술과 직종이 될 전망이다. 모두 디지털 대전환과 에너지 대전환을 뒷받침하고 고부가가치 지식경제를 확산하는 데 필수적인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기술들이다. 위의 신기술분야에 종사하는 경제활동인구가 많을수록, 그리고 그 비중이 높을수록, 국민경제가 상대적으로 윤택해질 것은 불을 보듯 빤하다.

 

우리나라에서 향후 신기술인재는 몹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공식추계에 따르면 2030년엔 부족인력이 무려 2만 5000명에 달한다. 예상되는 신기술인력 부족사태 앞에서 팔짱만 끼고 있을 순 없다. 당연히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향후 10년 동안 기존대학이 아무리 관련학과를 신설하거나 학과정원을 증원해도 부족인력을 길러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문제는 어떻게 더 빨리, 더 많이, 더 고르게 배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신산업기술은 이미 생업에 종사하는 경제활동인구에게는 그림의 떡, 아니, 공포의 신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고부가가치에 고소득이 보장돼도 생업을 내려놓고 새로운 대학공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반면 그런 기회를 못 갖는 사람에게는 실업의 공포가 어른거리기 쉬워서다. 이 딜레마를 푸는 데 필요한 것이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신기술과 기술경영학 중심의 제2국립방송대 신설해서 전업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이다.

 

제2방송대는 원칙적으로 인터넷에 존재하는 국립온라인/사이버대학으로 과목당 시험응시료 정도만 받고 무상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지금의 방송대가 그렇듯이 오프라인 상에도 실험실습장과 강의실은 물론이고 학습동기를 불어넣고 개별학습을 지원할 튜터(학습도우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만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일반시민들까지도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고등학문과 신기술에 언제나 어디서나 손쉽게 접근해서 필요한 만큼 공부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선도기술 위주의 제2국립방송대에는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하러 오는 이들 못지않게 나노 학위나 미니 학위를 따러 오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것만 갖고도 전업이 가능한 고소득 직종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제2국립방송대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고등교육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함으로써 고소득 전업기회를 부여하고 인공지능시대의 실업을 예방한다. 물론 국가적으로는 디지털 대전환과 에너지 대전환에 필요한 고급 기술인재를 적시에 공급받게 해준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제2국립방송대 신설구상은 50년 전의 제1방송대 신설구상만큼이나 성공적이고 민주적인 정책구상으로 환영받을 것이다.

 

 

곽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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