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 급증..우울한 추석될듯

2004.09.09 00:00:00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체불임금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장기간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이 심각한 생계곤란에 시달리고 있다.
한때 건실한 중소기업에서 경리과장으로 근무하던 P(39.수원)씨는 요즘 일당 2만5천원의 공사장 인부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번 돈으로 혼자 아홉살 세 쌍둥이 자녀들과 하루하루를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P씨는 최근 또다시 청천벽력같은 통보를 받았다.
신용불량자에 올라 있는 P씨에게 모 은행이 이 돈조차도 압류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P씨가 이렇게 궁핍한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지난해 4월까지 근무하던 수원 모 기업체로부터 장기간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중견기업 경리과장 자리를 버리고 지난 2002년 12월 수원 모 생산업체에 입사했으나 회사는 3개월 뒤부터 부장으로 근무하던 P씨는 물론 12명 직원 대부분에게 월급을 주지 못했으며 오히려 P씨는 재직기간 자신 명의로 만든 신용카드로 회사 경비를 충당했다.
결국 P씨는 회사가 카드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됐으며 올 3월까지 임금 2천200여만원을 받지 못한채 퇴사했다.
P씨는 체불임금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은행대출로 가정생활을 꾸려오면서 빚만 늘어나 지금은 어렵게 마련한 집까지 다른 사람에게 넘겨 주었고 가정불화로 아내와 이혼까지 했다.
최근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노동단체와 각 인천.경기지역 지방 노동사무소 홈페이지 등에는 P씨와 같은 고충을 토로하는 민원인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말 현재 경기.인천지역의 체불임금 총액은 714억여원(1천131개 업체, 근로자 1만9천383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9억여원(934개 업체, 근로자 1만4천530명)에 비해 45.8%나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최근 체불임금 통계를 발표하면서 추석을 맞아 체불임금 청산 기동반을 편성, 체불임금을 추석전까지 지급하도록 지도하고 고의.상습 체불임금 사업주는 구속 수사하는 등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일시적인 자금 압박 등의 이유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사업장에는 근로자 1인당 500만원씩 모두 20억원까지 생계비를 대출해 주기로 했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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