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창] 평택시의 ‘적반하장(賊反荷杖)’

2022.02.22 05:00:00 8면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은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를 이르는 말로 쓰인다.

 

21일 평택시는 최근 ‘정장선 평택시장’과 관련된 지적성 보도에 대해 “허위·과장·왜곡 뒤섞인 일방적 보도”라며 공개적으로 반박자료를 냈다.

 

시에 따르면 구내매점 위탁 운영 선정은 절차대로 진행되었고, 임기제 공무원 채용도 투명하게 이뤄져 경기신문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것.

 

그러나 시의 이런 언론관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우선 ‘사실확인’이라는 부분을 건너뛰고 現 평택시장과 관련된 보도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장선 시장의 인사관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정 시장은 평택시장 취임 초기 간부급 임기제 공무원을 뽑을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자기가 필요한 사람을 뽑아 쓰는데, 나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냐...”고 본 기자에게 이야기 한 바 있다.

 

정 시장의 임기제 공무원에 대한 인사관이 이러했었는데, 과연 평택시가 목청 높여 주장하는 ‘공정한 인사(人事)’가 제대로 이뤄졌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李下不整冠)는 속담이 있다. 즉, 남의 의심을 살 짓은 하지 말라는 뜻인데 ‘구내매점 위탁 운영’에 정 시장과 같은 교회에서 함께 ‘장로직’을 수행하고 있는 자녀가 선정되면서 불거진 의혹 제기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평택시는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자체 감사를 시행하기 보다는 오히려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반박자료까지 내며 ‘맞불 행정’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감사부서 고위 간부는 “자체적으로 감사하기가 그렇다”며 “수사기관에 의뢰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밝혀 향후 감사 및 조사를 할 의지가 없음을 표명했다.

 

물론, 공무원들 입장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 시장에 대해 좋지 않은 기사가 연일 보도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는 있다.

 

정 시장 취임 이후 전임 공재광 평택시장 때보다 56명이 더 늘어난 임기제 공무원들. 이들 중에는 공모 전 내정된 인사가 들어와 근무하고 있는 등 ‘공정치 못한 인사’ 의혹은 취임 이후 지금껏 이어졌다.

 

평택시는 현재 불거진 의혹에 대해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자세’로 행정을 하기보다 현 시장을 위해 ‘실드(Shield) 행정’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경기신문 = 박희범 기자 ]

박희범 기자 hee69bp@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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