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사색] 새 정부 출범과 북한의 선택

2022.03.22 06:00:00 13면

 

 

 

북한은 3·9 대통령 선거일 이틀 뒤인 3.11 북한 주민 전체가 보는 노동신문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의 힘 후보인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미국 대통령은 취임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북한은 ‘바이든’이라는 실명을 보도하지 않고 있는 상황과 비교해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군사정찰 위성 중요시험을 명분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2.27과 3.5 연이어 두 번 발사한 이후 대통령 선거 당일에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서 다수의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하였다. 당선인 발표일인 3.10에는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찾아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시설을 개보수하라고 지시하였다. 이후 3.16 평양 상공에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공중 폭발과 3. 20 서해상 방사포 발사 등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과격한 행보가 가지는 노림수는 무엇일까?

 

북한의 노림수는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을 이용해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은 ‘금지선(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로 우리 및 국제사회가 용인하기 어렵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가 당선 확정 후 5시간 만에 이루어진 통화에서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 현안에 철통같이 공조해 나가기로 의견을 같이한 상황에서 ‘북한식 군사강국 마이웨이’는 결코 쉽지 않은 꿈일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상황에서 미국은 군사력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제재의 방식으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고 러시아는 국제사회로 부터 고립되고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면 북한에게 있어 현실적 선택은 무엇일까? ‘힘이 약화된 미국’이라는 희망적 가설에서 벗어나 탄도미사일을 쏘는 대신 대화의 무대에 나오는 것이다. 북한은 대화가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불공정한 기준과 대북적대시정책 폐기’라는 경직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에 열려있다’는 바이든 정부와 마주 앉을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5월 대한민국 새정부 출범을 경직된 입장 변화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핵문제는 원칙적으로 단호하게 다루어 나가지만 남북대화의 문은 언제든지 열어둘 것’이라는 윤석열 당선인의 언급에 주목하면서 탄도 미사일 발사와 핵 활동 재개 등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서 남북대화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북한 지도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평양현대식종합병원, 원산갈마관광지구, 평양 5만세대 및 검덕지구 2만5000세대 건설, 연포온실농장 건설과 북한 농촌 현대화 등은 우리 및 국제사회와의 대화에서 실현 가능성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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