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로 번 돈으로 아버지 병 간호

2004.10.05 00:00:00

성매매특별법 단속이 시작되자 연락 끊겨
주민들. "오씨와 같이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들 많다"며 정부 대책마련 호소

"성매매가 불법인 줄 알아요. 하지만 부양할 가족이 있는데 어떡합니까"
지난달 23일부터 성매매특별법 단속이 시작되자 성매매로 번 돈으로 홀아버지를 병 간호하던 오모(48.여)씨는 주위 사람들과의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오씨는 지난해 초 뇌종양으로 앓고 있던 홀아버지를 모시고 수원역 앞 집창촌내에 보증금이 없는 C여인숙 2층 월세 20만원 단칸방으로 이사를 했다.
오씨는 낮에는 뇌종양을 앓고 있는 아버지 병 간호, 밤에는 성매매를 하며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다.
오씨는 성매매를 해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찾는 남자들이 없어 허탕을 치는 날이 많았고 1회 1~2만원의 화대를 받는게 고작이었다.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자 지난 4월초 수원 이춘택병원에 아버지를 입원시켰고, 오씨는 병원비를 벌기 위해 낮에도 성매매를 하기 시작했다.
오씨의 아버지는 병세가 점점 악화돼 최근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성매매로 번 돈을 아버지 병원비에 대고 이제 오씨에게 남은 것은 몇 벌의 옷가지와 자신의 몸 뿐이었다.
그러나 오씨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치고 말았다.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경찰의 특별단속이 시작 된 것.
오씨는 단속이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휴대폰을 해지, 인근 주민들과 연락을 끊은 채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인근 주민 강모(59.여)씨는 "오씨는 아버지 병원비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했다"며 "부양할 가족이 병에 걸려 있는데 성매매로 병원비를 마련하는게 뭐가 죄가 되냐"고 안타까워 했다.
강씨는 또 "성매매 여자들 중에 오씨와 같이 부양가족을 위해 집창촌을 못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부는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 하루 빨리 생계보장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인옥기자 pio@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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