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0.73 프레임’에서 탈출해야 미래있다

2022.05.24 06:00:00 13면

새정부‧국민의힘, 협치 공간 넓혀라

윤석열 새정부 1기 조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총리가 참석하는 가운데 첫 정식 국무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국회는 지난 20일 지명 47일 만에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167석의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부 격론 끝에 총리 인준안 가결로 당론을 정한 결과다. 

 

고물가 등 나라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야당의 ‘새정부 발목잡기’라는 시선과 6·1지방선거 민심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점에 내린 민주당의 결정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비록 0.73%의 초접전으로 승부가 갈렸지만 엄연한 민주주의 방식에 따라 정권을 지금의 여당에 내준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야당의 길을 찾아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 

 

새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나 평가와는 별개로 민주당이 대선 이후 보여준 모습은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대선 패배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의식이 보이지 않았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입법 강행,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민주당은 대선이후 오히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 등과 관련해 새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가 역대 최저로 나오는 여론조사 등에 안주하려 했다. 그래서 새정부 인선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들이 지난 5년간 해왔던 내로남불로 대여전선을 끌고가려 했다. 

 

이 와중에 당 소속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의혹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민주당의 위기론이 안팎에서 고개를 들었다. 게다가 성비위 사건을 사과한 박지현 비대위공동위원장을 둘러싸고 내부 총질 논란까지 벌어지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0.73 프레임’에 더 이상 스스로 발목이 잡혀서는 안된다. 향후 5년은 야당이라는 엄혹한 현실론에서 새출발해야 한다. 왜냐하면 첫째 대한민국과 국민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 지난 대선의 ‘초박빙’ 결과에만 매달리기에는 너무 엄중하다는 점이다. 비록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둘째 민주당을 위해서도 ‘0.73’을 빨리 잊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출구가 보다 선명하게 보일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지방선거를 ‘대선 연장전’으로 생각한다면 그럴수록 수렁에 깊이 빠져들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새정부에 국정운영이 맡겨진 이상 국민들이 3·9대선이 아닌 향후 5년에 시선이 쏠리고 걱정하는 게 순리다. 

 

민주당은 ‘장작에 누워 쓴 쓸개를 핥으며(와신상담 臥薪嘗膽)’ 재기를 노리는 자신 및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 새정부의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럼 측면에서 한덕수 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준 것은 의미있는 자세 전환이다. 

 

이제 국민들은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도 주목할 것이다. 여야는 국정운영의 양대축이자 동반자다. 새 집권층도 더욱 낮은 자세로 협치의 공간을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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