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선거 뒤에도 현명한 유권자는 있다

2022.05.31 16:26:39 인천 1면

 고소‧고발‧비방‧네거티브‧진실공방으로 점철된 6‧1 지방선거다. 검증되지 않은 것들은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을 뒤흔든다.

 

결코 지켜질 수 없는 공약은 ‘옥석 가리기’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일단 ‘사탕발림’으로 온갖 약속을 내놓는다.

 

경쟁 상대의 공약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면서 중요한 현안이 아니면 비슷한 약속으로 포장한다.

 

그것도 성에 차지 않으면 정치적 판단이라는 허울로 당선을 위해 정확히 둘로 나뉜 민심을 더욱 부추긴다.

 

분열을 통해 내 편의 결속력을 다진다. 다양한 방법의 분열 조장은 유권자의 눈을 멀게 한다. 눈먼 유권자는 미래를 위한 선택에 주저할 뿐이다.

 

휘황찬란한 파란, 빨간, 노란 현수막은 저마다 지지를 호소한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한다.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사람들이 모일만 한 곳이면 여지없이 ‘난 이런 사람이야’라는 색색의 명함을 돌리고,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버려진 명함이 수북하다. 어린 아이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얼굴 사진이 박힌 명함 뭉치로 ‘딱지치기’를 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영위할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글귀 따위는 모른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는 투표율로 관심도를 가늠한다.

 

투표율은 유권자의 몫이다. 또 동시에 선거에 나선 자들이 당락을 떠나 철저하게 짊어져야 할 것은 분명하다.

 

높은 투표율은 참여 민주주의의 결과물이고, 이에 따른 선거 결과는 모두가 납득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높은 투표 참여인 셈이다.

 

유권자는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명함을 들고 있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더 참여해야 한다. 어렵지 않다. 신분증만 있으면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과거와는 크게 다르다. 전국적으로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불과 석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점이다. 특히 인천에서는 더 그렇다. 이재명 후보의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 출마로 인천이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인천시민들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중앙 정치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수도권 최대 승부처’라는 말이 인천시민들에게는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전에 없던 관심 때문일까. 전국 꼴찌 수준의 투표율을 보였던 인천은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에서 중하위권으로 올라섰다.

 

과거 선거에서 인천시민들은 냉철했다. 눈앞을 가려도 올곧게 판단했다.

 

정세에 편승하지 않았다. 때로는 여당에 확실한 힘을 실어주기도 했고, 집권여당을 견제하라고 야당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인천시민들은 미래를 맡길 또는 대신할 누군가를 선택할 것이다.

 

선거판이 혼탁하다. 그래도 인천시민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현명한 결정을 할 것이다. 또 선거에 나선 후보 못지않게 선거 결과에 대한 챔임도 질 자세가 돼 있다.

 

나를 대신할 일꾼에 표를 던지는 일은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그 표의 소중함을 알고 신의를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의 끝이다.

 

인천시민들은 6월 1일, 눈을 비비고 투표소로 향할 터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민교 기자 ]

정민교 기자 jmk25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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