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사의 '공감숲'] 고물가시대, 방향잡기가 중요하다

2022.06.30 06:00:00 13면

 

 

애견 간식이 배달됐다. 가격은 종전과 같은데 크기가 줄었다. 점심시간, 1만 원 미만으론 제대로 된 한 끼 식사가 쉽지 않다. 휘발유 1리터 가격이 2100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고속도로엔 시속 80~90km의 ‘정속’ 주행 차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고(高)물가 시대, 일상의 한 모퉁이다.

 

한편, 주가 급락에 따라 증시엔 신용반대매매 리스크가 커졌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가계엔 이자 부담에 비상이 걸렸다. ‘빚투’에 나섰던 젊은이들의 곡소리가 심상치 않다. 전기요금도 인상될 예정이다.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부에선 ‘최저임금 동결’을 주창한다.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인지, 이기주의적 발로의 주장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28일, 경제수장인 추경호 부총리는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임금을 올리기 시작하면 물가가 연쇄 상승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과도한 임금 인상’은 사회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한다. 십분 이해하더라도, 정부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물가상승에 걸맞은 임금인상이 확보돼야 경제도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는 ‘최저임금 인상’에 줄곧 비판적이었던 보수언론인 조선일보 기자들도 고물가를 극복하기 위한 ‘현실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지난 16일엔 동아일보가 4.7%를, 지난 4월엔 중앙일보·JTBC가 기본연봉 6% 인상을 결정했다. 한국은행의 “올해 물가상승률 4.7% 전망”, 추 부총리의 “6~8월 물가 6%대 예상” 수치와 맞아 떨어지는 임금인상률이다. 예년엔 물가상승률이 2%대여서 임금인상률도 2%대였다. 지금은 물가상승률이 4.7~6%대여서 그에 따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제위기 상황서 경제주체 한쪽의 일방적 희생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때엔 노 젓기(Rowing)보다 방향잡기(Steering)를 잘해야 한다. 예컨대, 정부가 재벌 대기업에게 법인세를 인하해주면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법인세는 인하하지 않은 정책은 그 방향이 잘못됐다. 공감하기 어렵다. 사내유보금을 켜켜이 쌓아놓고 있는 대기업에겐 법인세 인하보다 신규 투자를 위한 ‘규제 타파’와 ‘원스톱 행정서비스 제공’이 급선무다.

 

중소기업 경영난 해결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인력난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다. 노동 환경과 임금 수준이 대기업보다 열악한 현실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정부는 세세한 개입보다는 위기에 대응하는 ‘국가의 미래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정부는 경제가 잘 될 것이라는 믿음, 정부가 잘하고 있다는 신뢰를 국민에게 줘야 한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국내보다는 국외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래서 정부는 외교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전쟁의 위기를 자극해선 안 된다. 대통령과 장관의 발언이 수시로 바뀌어서도 안 된다. 정책실패 최소화와 정부신뢰 제고… 고물가 시대에 필요한 ‘방향잡기’다.

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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