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친윤' 비서실장 사퇴…당내 입지 '흔들'

2022.06.30 14:34:54

일각서 '이준석 고립 작전' 해석…윤심 어디에
이 대표 지방 돌며 尹 공약 챙겨…'무력 시위' 해석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당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당 윤리위원회 심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성민 의원이 30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정치권에선 '친윤(친윤석열)'으로 꼽히는 박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를 신호탄으로 당내 주류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측이 본격적인 '이준석 고립 작전'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두고 이른바 '윤심'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동시에, 이 대표를 향한 거취 압박도 더해지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는 박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의원들이 술렁이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2연승'에 새 정부 출범 초기라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강해진 상황에서 선뜻 공개적으로 이 대표를 옹호하는 의견을 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기류도 돌고 있다.

 

이날 비서실장직 사퇴를 선언한 박 의원은 대표적인 친윤계로, 대선 이후 약 3개월여 간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가교' 구실을 했다.

 

하지만 이날 박 의원이 돌연 사퇴하면서 양측 간 소통의 다리도 끊어진 셈이 됐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손절'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 설전을 주고받았고, 윤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 여부를 두고 대통령실과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여기에다 윤 대통령의 집권 후 첫 해외순방에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만 참석하고 이 대표는 배웅을 나가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거리두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달린 윤리위 기류도 심상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는 김 실장과 이 대표에게 윤리위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이 대표에게는 '당원권 정지', 김 실장에게는 '탈당권유' 이상 수준의 중징계로 결론날 거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 공개 발언을 보이콧한 이후 지방을 돌며 윤 대통령의 지역발전 공약을 챙기고 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면서도 최근 자신을 향한 당 내외의 압박에 대해 '무력 시위'에 나선 것 아니냐고 풀이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고 적었다.

 

당내에선 여당 대표와 대통령 측 간 갈등이 표면화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당내 갈등이 부각돼 국정운영 동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권) 초기 당내 사정이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에서 야당과 협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 입장에서 볼 것 같으면 상당히 짜증스러운 모습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준석계'로 꼽히는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화를 조장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 국정운영 지지율을 떨어뜨려 이 대표가 정말 필요한 사람이라는 여론을 만들기 위한 '엑스맨'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리위도 섣부른 정무적 판단보다는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원칙에 맞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당내 상황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갈등을 연상케 한다는 말도 나왔다.

 

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일을 극단의 갈등으로 밀고 가고 있다"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 전 김무성·유승민과 친박계 간의 갈등 데자뷔"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허수빈 기자 ]

허수빈 기자 kw92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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