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양이의 날’…학대 없이 공존하는 세상 되려면

2022.08.08 15:30:05

‘세계 고양이의 날’ 20주년…국내 고양이 학대 범죄 여전
고양이 단체들, ‘동물 학대 전담반’ 설치 등 강한 처벌 요구
“고양이 학대 사회적 문제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 필요”

 

‘세계 고양이의 날’이 오늘로 20주년을 맞았지만, 국내에선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아 제도 및 인식 개선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8일은 국제동물복지기금이 2002년 제정한 ‘세계 고양이의 날’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동물복지운동단체이기도 한 국제동물복지기금은 고양이 인식 개선 및 유기묘 입양 등 고양이의 탄생을 기념해 이날을 제정했다.

 

전 세계 누리꾼들은 매년 이날 고양이 사진과 그림책 등을 소개하고 축하글을 올리며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 올해에도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기념글이 잇따랐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의 날을 기념하고 축하하고 있지만, 국내 고양이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고양이 학대 관련 범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에 따르면, 동물 학대 영상을 공유하는 대화방인 ‘고어방’을 운영한 30대와 이곳에 고양이 살해 장면을 찍어 올린 20대가 지난달 검거됐다. 6월엔 주인의 학대로 턱뼈가 부러지고 눈과 입에서 출혈을 보인 고양이가 보호 단체에 구조됐으나 숨지는 일도 있었다. 이외에도 고양이를 학대하고 유기하는 등 동물 학대 범죄는 매달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고양이 보호 단체들은 이 같은 범죄의 반복을 지적하며 동물 학대 처벌 강화 및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전길연) 황미숙 대표는 이날 경기신문과 통화에서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하진 않다”고 하면서도 “대부분 불구속되거나 미비한 벌금형을 받는 등 처벌이 유명무실할 정도로 약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동물 학대에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팀캣(C.A.A.T)의 팀원 ㄱ 씨도 “길고양이 밥에 독극물을 뿌리는 것만으로도 동물보호법 위반”이라며 동물 학대 전담반을 설치하는 등 범죄 단속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강한 처벌을 위해 황 대표는 ‘자료 결합(데이터베이스)’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동물 학대 이력이 있는 사람들의 자료 결합이 없다 보니 이들이 계속 동물을 입양해 학대를 자행할 수밖에 없다”며 “동물 소유 제한(1인 3마리 입양)이 문제가 아니라, 학대자를 알 수 있도록 신상을 자료 결합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동물 학대와 생명 존중 관련 정부 차원의 의무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끝으로 황 대표는 “길고양이는 사람과 함께 공존하고 어울려 사는 동물”이라며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이해 고양이 학대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와 기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ㄱ 씨도 “길고양이들이 맘 편히 밥 먹을 수 있는 쉼터를 나라에서 설치해 주면 정말 좋겠다”며 “오늘만큼은 세계 고양이들이 아무도 고통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강현수 기자 hskang@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