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기고 쓰러지고 무너지고…‘물 폭탄’에 인천 곳곳 피해

2022.08.10 17:58:42 인천 1면

계양구 빌라 침수… “아이들 개학 걱정돼”
동구 다세대 주택 외벽 무너져… 3가구 대피
동구 일진전기 빈 공장 누수로 가구 젖어 판매 불가능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폭우가 그쳤다. 인천의 호우경보도 모두 해제되고 모처럼 파란 하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은 과제는 폭우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1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동 한 주택가에서 양수기가 무서운 기세로 물을 뱉고 있다.

 

빌라 지하에 세 자녀와 함께 사는 A씨는 이틀 전 오전 11시 30분 아이들에게 전화를 받았다. 비가 많이 와 집에 물이 차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도착해서 확인해 보니 집이 다 잠겨 있었다”며 “윗집 언니에게 부탁해 행정복지센터에서 양수기를 챙겨 왔다”고 말했다.

 

 

텔레비전이 놓인 거실부터 부엌까지 물이 차는 데는 예외가 없었다. 포근하던 이불마저 흙탕물을 머금었다.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 개학과 이후 거주할 곳을 마련하는 일이다.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6학년과 3학년 아이들은 인근 고시텔에 머물고있다.

 

A씨는 “여기서 10년을 살았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다”며 “다음 달이면 추석이고 곧 아이들도 개학을 앞두고 있다. 언제 복구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같은 날 동구 송현동에서도 비 피해로 주민들이 집을 나와 몸을 피해야 했다. 다세대주택 외벽이 무너져 출입구를 막았다. 이곳에 사는 3가구가 모텔과 친척 집으로 대피했다.

 

외벽이 무너진 2~3층은 실내가 그대로 드러났다. 바닥에는 외벽 타일이 널브러져 있고, 이걸 치우는 작업도 한창이다.

 

 

규모가 큰 창고도 피해를 비껴갈 수 없었다. 건물 자체가 훼손되지 않았지만 새어든 빗물로 큰 재산 피해가 생겼다.

 

인천 동구 일진전기의 빈 공장인데 이곳은 지금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구 업체 2곳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가구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천장 누수가 심해 가구들 상당수가 젖었기 때문이다. 한 번 젖은 가구는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게 창고 임차인들의 설명이다.

 

임차인 B씨는 “창고에 있는 가구 절반 정도가 피해를 입었다. 나머지 가구도 언제 곰팡이가 필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 달에 600만 원의 임대료를 내지만 창고 주인인 일진전기는 보상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8일 오전 8시부터 10일 오전 7시 기준 기초자치단체와 119에 접수된 피해만 963건이다. 중구와 옹진군에서 침수와 건물붕괴를 우려해 38명이 미리 몸을 피했고, 동구·계양구·남동구에서 8가구 1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는 이들을 포함한 47명에게 숙박비와 식비 등을 지원한다.

 

기상청은 11일과 12일에도 인천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김샛별 기자 ]

조경욱·김샛별 기자 daybreak@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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