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프사 ‘좋아요’ 도입에 거센 이용자 반발…왜?

2022.08.11 16:06:04

카카오, 프로필 좋아요·이모티콘 등 ‘공감 표시’ 기능 도입 예정
“좋아요 없어 비웃음 당할까 프사 맘대로 못 바꿀 듯” 반발
임명호 교수 “프사가 부가 가치까지 보여주는 세상…경쟁적·소모적”

 

카카오톡(카톡)이 소개 사진(프로필 사진·프사)에 ‘좋아요’ 등 공감 표시를 하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하반기 중 카톡 소개 영역 및 친구창(탭) 개편을 추진한다. 내 상태나 소개(프로필)를 좀 더 생생하게 나타낼 수 있고, 친구들이 이모티콘 등으로 반응을 남길 수 있는 기능이다.

 

카카오 남궁훈 대표는 4일 “소개 영역은 그동안 나를 일방적으로 표현하는 공간이었다”며 “연내 개편을 통해 친구가 내 상태 메시지에 ‘엄치 척’이나 재미있는 이모티콘을 남기는 등 서로 교감이 가능한 상호 작용(인터랙티브) 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라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카톡 이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자신의 프사에 달린 ‘좋아요’ 수를 세고 남과 비교하는 과정이 스트레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쪽지창(메신저)인 카톡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불필요한 기능까지 추가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친구 없는 사람은 좋아요 없다고 비웃음 당할까 봐 프사도 맘대로 못 바꾸겠다”, “카톡만의 부담스럽지 않은 맛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매력들이 하나둘씩 사라진다”, “인스타는 좋아요를 점점 없애려는데 왜 혼자 시대를 역행하냐”, “좋아요 수로 사람 판단하고 나누는 따돌림 문제까지 생길 것 같다” 등 우려와 비난 섞인 목소리를 냈다. 일부는 해당 기능이 생기면 더 이상 프사를 올리지 않거나 다른 쪽지창을 이용하겠다고도 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 같은 이용자들의 반발을 ‘평균 이상 심리’로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날 경기신문과 통화에서 “사람은 자신이 평균 이상일 것이라 생각하는 본능이 꽤 높다”며 “비교하지 않으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비교하고 평가를 하는 순간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느낀 실망감이 소개창을 과도하게 꾸미는데 시간을 쓰는 등 부작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프사가 개인의 외모를 넘어 재능, 성격, 건강 등 부가적 가치까지 확장해 보여주는 세상이 됐고, 이로 인해 사람들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써 소개창을 꾸미게 됐다는 것이 임 교수의 분석이다.

 

임 교수는 “특히 젊은 사람들은 열심히 시간과 에너지를 써서 소개창을 꾸밀 텐데 경쟁적이고 소모적이라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 볼 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능이) 외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강현수 기자 hska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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