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대국민 사과…“신뢰회복·재발방지 온 힘”

2022.10.19 13:09:55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 ‘먹통’ 책임 사퇴…홍은택 단독체제
“SK와 책임소재 다투기 앞서 먼저 보상”…‘구상권 청구 가능성’
"이중화 작업 2개월 안에 유사 사고 막을 수 있는 환경 구축”

 

“카카오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겠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의 뜻을 밝혔다. 다만, 남궁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위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판교 IDC 화재로 전 국민이 디지털 대란을 겪은 것과 관련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 서비스 중단 사태 닷새째만이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판교 사옥에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사과를 전하고,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활동 계획을 설명했다.

 

먼저 남궁 대표는 “화재 사고 발생 직후부터 모든 카카오 임직원들이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 대부분의 서비스가 정상화된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주말에 소통에 불편을 겪으셨을 이용자 분들, 택시 호출을 받지 못한 기사님, 광고 채널을 이용하지 못하신 계신 사장님 등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신 이용자와 파트너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무거워진다”며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신뢰회복과 재발방지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남궁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카카오 전체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쇄신하겠다”며 “이용자분들께서 다시 안심하고 편리하게 카카오 서비스를 사용하실 수 있는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이용자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관계 당국의 우려 역시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며, 조사와 요청에 성실하게 협조하겠다”며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되는 대로 이번 사건에 대해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맡은 홍은택 대표는 “이번 사고로 저희가 추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잊었던 것이 아닌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운을 뗐다.

 

홍 대표는 “카카오톡은 국민 대다수가 쓰기 때문에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가 됐지만 저희는 그에 부합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이 책무에 소홀함이 없기 위해선 이번 사태에 복구가 늦어진 이유를 고통스럽더라도 철저히 파헤쳐 그 결과가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적인 원인과 그 배경이 되는 간접적인 원인까지 방대하게 조사할 예정”이며 “정부에서도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조사에 전폭적으로 협조해서 발화에서부터 전원 차단, 그리고 복구 지연에 이르는 전 과정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장애로 피해를 본 이용자, 파트너들에 대한 보상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피해 신고 접수는 그동안 고객센터 등을 통해 받아왔지만 별도의 신고 채널을 준비했다는 게 핵심이다.

 

홍 대표는 “신고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 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며 “유료 서비스 이용자뿐 아니라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 다양한 이해관계자분들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SK와의 책임소재를 다투기 앞서 먼저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복구가 지연된 원인에 대해 홍 대표는 “서비스의 주요 데이터와 서비스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되어 있었으나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한 데 있다”며 “이 도구들의 이중화는 판교데이터센터의 운영이 안정화되는 대로 시작해 안정화 이후 2개월 안에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홍 대표는 “현재 카카오는 4600억 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으로 시흥에서도 2024년 데이터센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정창규 기자 kyoo78@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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