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플레이션‧고금리’, 갈 길 멀다

2022.11.18 06:00:00 13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9% 돌파 비상

인플레이션 정점론 신호가 잇따라 나오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속도조절론과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동기 대비 8.0% 올라 전월(8.4%)보다 상승률이 0.4%p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PPI는 올 3월 11.7% 급등해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후 상승 폭이 꾸준히 완화하고 있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대로 하향 진입한 데 이은 이같은 PPI 둔화로 인플레이션이 꼭지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해 한국 증시가 꿈틀거리고 있고 한때 1500원대로 질주할 것 같은 원-달러 환율도 지금은 1300원대로 급락한 이후 횡보세여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다소나마 안도감을 갖게 하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일단 다음달로 예정된 미 연준이 5차례 이어온 자이언트 스텝(0.75%p 기준금리인상)을 멈추고 한단계 완화된 빅스텝(0.5%p)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시장 일각에서는 경기침체를 고려해 금리 인상 기조를 당장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최고치에 이르렀다는 평가에 대해선 신중론이 우세하다. 특히 현재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미 연준의 기대 목표치(2%)까지 갈 길이 너무 멀다. 그래서 미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 인상 폭을 낮추더라도 더 오래 더 높이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올 겨울을 넘길 것으로 보이는 우크라이나 사태나 초장기적 변수인 미중갈등, 여기에다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 파산까지 위기가 첩첩산중이다. 특히 실물, 금융 모두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는 한순간도 방심은 금물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진 것과 관련해 미 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감도 있겠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면서 중국에서 빠져나온 글로벌 자금이 리밸런싱 차원에서 같은 신흥국인 한국에 대거 유입된 영향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시말해 급격한 환율 하락이 중국의 정치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자금 이동이 이유라면 언제든지 다시 ‘킹달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한국의 무역수지는 올 11월까지, 1997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 8개월 연속 적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 10일까지 누적 적자는 376억달러(약 50조5300억원)로 연간 기준(1년치)으로 따져도 이미 사상 최대다. 이런 상태에서 내년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현실화한다면 우리의 금융과 실물경제가 악순환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 경제가 3.2%의 높은 물가와 함께 성장률이 1.8%로 가라앉으며 경기둔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 개개인으로 보면 오는 24일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9%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 등 초비상이다. 무주택자였다가 집값이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주택을 산 사람이 103만명에 달한다. 가계 부채와 기업 자금조달이 살얼음 국면이다. 

 

모든 경제주체, 경제안보를 맡고 있는 정부 당국자가 상시 비상 대응체제에 올인해야 한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