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중단’이냐 ‘종료’냐…기로에 선 ‘도어스테핑’ 운명은?

2022.11.21 15:10:55 4면

대통령실, ‘MBC 기자·비서관 설전’ 등 여파로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이종훈 평론가 “영원 중단 아닐까…소통에 대한 진심·논리 모순”
박상병 평론가 “도어스테핑 안 하겠단 의지…잘못된 언론관·적대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MBC 기자·비서관 공개 설전’ 등 여파로 ‘도어스테핑(doorstepping)’을 잠정 중단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도어스테핑이) 처음엔 쌍방통행이었는데 점점 거북한 질문이 나오면 그냥 들어가는 등 일방통행으로 변해왔다”며 “이번에는 임시 중단이 아니라 영원 중단이 아닐까”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꼴이 되는 것”이라며 “시대 상황과도 반대가 되고,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소통에 대한 진심과 논리가 모순되는 상황”이라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필요에 따라 (도어스테핑을) 잠시 다시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도어스테핑을 안 하겠다는 의지”라면서 “윤 대통령이 잘못된 언론관과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마련 없이는 (도어스테핑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통보했다. 이어 “도어스테핑은 국민과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도어스테핑에서 MBC 기자가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에게 공세적인 질문을 던지고, 대통령 퇴장 후 해당 기자와 비서관이 공개 설전을 벌인 일을 말한다.

 

대통령실은 전날 브리핑에서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라며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정치권도 공방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문제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펼쳐졌다. 여당은 대통령실의 조처를 엄호했고, 야당은 “좀스러운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근 출입 기자의 설전 사태가 ‘국민과 열린 소통’이라는 도어스테핑의 취지를 저해시키며 중단을 초래하게 된 것”이라며 “‘소통의 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MBC, 언론의 책임을 돌아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역대 어느 대통령도 시도하지 않은 도어스테핑이 그 취지에도 불구, 일부 함량 미달 언론의 악의적인 난동질로 인해 오늘 자로 중단되었다고 한다. 부득이한 조치”라면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고성 지르기, 슬리퍼 난동으로 대통령과의 소통 창구를 이렇게 배설장처럼 혼탁하게 해놓고서도 사과도, 문책도, 재발 방지 약속도 하지 않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도어스테핑 중단과 관련 “참 권위적인 발상이고 좀스러운 대응”이라며 “불편한 질문을 거부하는 것은 닫힌 불통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에 벽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자부했던 도어스테핑 장소에 기자와의 설전 직후, 경호와 보안을 빌미로 이 정권의 불통과 오만을 상징할 가림막을 세우고 도어스테핑마저 중단한다고 하니 참으로 점입가경”이라며 “대통령이 야당 그리고 국민 앞에 철벽을 치고 대통령실은 언론과의 사이에 가벽을 세우니 대한민국의 정치에 큰 절벽이 생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강현수 기자 stro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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