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광성 외유’ 시민 비난 받는 김포시의원들

2023.01.19 06:00:00 13면

확실한 명분과 타당성 있는 연수계획 시민에게 보여야

다음 달 9일 14명의 김포시의회 의원들이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다고 한다. 여기에 드는 ‘혈세’가 무려 1억 원에 가까운 9198만 9000원. 이와 관련해 김포시민들의 눈초리가 곱지 않은 것 같다. ‘관광성 외유’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7박 9일간 연수 행선지는 미국 동부 뉴욕과 워싱턴 지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본보(17일자 8면)에 따르면 선진사례 연수 분야는 지방행정(시청) 및 의회 기관 방문 또는 대중교통 활성화(노면전차, 노면전차 등) 현장답사, 열병합 발전소(소각장) 또는 매립지 선진사례, 데이터 센터 건립 운영 사례, 교육 시설 등 기타 기관 등이다.

 

본보가 소개한 김포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 이를 데 없다. 가뜩이나 고환율과 수출 부진으로 나라 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지금 한 푼의 외화가 아쉬운데 굳이 혈세 1억 원을 외국에 쏟아부어가며 연수를 가야하느냐는 비난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한 시민은 김포 원도심총연합회 카페에 “시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GTX-D, 인천 2호선 등을 위해서 시가 재정을 아껴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시민 세금을 써서 가는 해외연수를 비판했다. 실제로 김포시의원들은 긴축재정이 필요하다면서 올해 김포시의 예산을 크게 삭감했다. 자매결연국 방문 및 국제교류 추진 예산도 긴축재정 명목으로 잘랐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은 큰돈을 들여 해외 연수를 강행하려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시민도 지난해 12월 제221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김포시의 건전 재정으로의 기조전환은 필수”라고 한 Y의원과, “김포시는 돈을 쓰는 시장보다는 돈을 버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O의원을 언급하며 시의원들의 겉과 속이 다른 후안무치를 지적했다. “소각장은 가까운 마포 상암동과 하남시에도 있어 시에 있는 셔틀버스를 타고 가 하루면 견학할 수 있다” “구래동에 건립 예정인 데이터센터는 ‘특고압선 전자파 발생’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데도 데이터센터가 3개나 있는 김포시에 데이터센터를 또 유치할 생각이냐”

 

“미국 연수 예산으로 학교 시설이나 업그레이드해 달라” “김포시의회가 가야 할 곳은 미국이 아니라 국토부와 인천”이라는 등의 항의가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말 꼭 필요한 연수라면 조목조목 시민들에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달라는 시민의 댓글을 지나치지 말길 바란다.

 

시민들이 해외연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목적을 앞세워 모든 시의원이 해외 견학 간다는 건 비난 받을 일이다. 지난 2018년 7대 김포시의회는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 등을 7박 9일 동안 돌아보는 일정으로 연수를 추진했지만 여론에 밀려 취소한 바 있다. 이와 반대로 하남시의회 의원들은 지난 2018년 해외 연수비로 편성된 2007만원을 모두 반납했다. 2019년 역시 2160만원의 해외 연수비를 모두 삭감했다.(본보 2019년 1월 18일자 사설) 반납사유가 인상 깊었다. 하남시 전체 의원 9명 가운데 5명이 초선이어서 해외연수보다는 하남시의 시정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포시의회가 의원 해외연수를 계속 추진하려고 한다면 확실한 명분과 타당성 있는 연수계획을 시민들에게 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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