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구당 빚 8650만 원, 19년만에 첫 감소

2023.02.27 08:53:30 5면

-금리 인상·부동산 시장 침체에 가계대출 줄고 가구 수 늘어
-인구 1인당 빚은 증가세 지속…2002년 통계작성來 매년 증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빚이 8650만 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 부동산 침체 등 영향으로 빚 규모는 늘지 않았지만, 1인 가구가 늘면서 가구당 빚이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다만, 인구는 2020년 정점을 찍고 줄어들면서 1인당 빚은 증가 추세를 지속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7조 원으로 전년 말 1863조 원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한은은 2002년부터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해오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는 2158만 가구다. 이를 고려해 가계신용을 전체 가구 수로 나눠 산출한 가구당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8652만 원으로 전년 말(8755만 원) 대비 1.17% 감소했다. 연말 기준 가구당 부채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02년 3076만 원에서 2003년 3059만 원으로 0.56%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가구당 빚이 감소한 것은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계대출 규모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2022년 말 1757조 원에서 지난해 말 1749조 원으로 0.46% 감소했다.

 

반면 전국 가구 수는 2021년 2128만 가구에서 2022년 2158만 가구로 1.4% 증가했다. 가구 수 증가 속도에 비해 가계대출을 포함한 가계신용 증가 속도가 낮아 가구당 빚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인구 1인당 빚은 2021년 말 3600만 원에서 2022년 말 3616만 원으로 0.4% 증가했다. 인구 1인당 빚은 가계신용 통계작성을 시작한 200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근의 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든 만큼 가구당 빚은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53조 4000억 원으로, 1개월 전보다 4조 6000억 원 줄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도 1월 8조 원 줄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기를 그동안 브레이크 없이 부풀어온 가계부채를 덜어내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말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는 상당한 중장기 위험요인이므로 지금 우리나라가 디레버리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디레버리징은 중장기 구조적 이슈인 만큼 금리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고, 주택 금융의 구조적 형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가계 전체적인 고정금리·변동금리, 선분양·후분양 등 많은 것이 관련돼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것이 아닌, 중장기로 살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

백성진 기자 a9401328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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