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극단적 선택', 오픈 채팅방서 15분 만에 범죄 공모

2023.05.18 18:00:00 1면

익명의 사람들 모집~방법, D데이까지 제시
연령·성별 모두 익명…극단적 선택 회유·방조
모방 사례 등 범죄 악용 현실화
"강력한 법적 규제·의료적 지원 필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공모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 사회 문제화되면서 보다 강도높은 규제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경기신문 취재결과,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에 '극단적 선택'을 검색하니 '그만 살 용기',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은 사람' 등의 제목이 달린 수십 개의 채팅방이 떴다. 채팅방에 참여한 사람들은 연령과 성별이 모두 익명으로 처리됐다.

 

기자가 채팅방에 '극단적인 선택을 동반할 사람?'이라고 입력하자 10여 분 만에 채팅방 7곳 중 4곳에서 "추적이 불가능한 '텔레그램'으로 개별 연락하자"는 요청이 들어왔다.

 

자신을 '김태균(35·남)'이라고 밝힌 A씨는 "여성 1명과 남성 1명으로 (극단적 선택을 할) 멤버를 꾸렸고, D데이는 20일로 맞춘 상황"이라고 밝혔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할 방법으로는 ‘XX가스’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사람들을 모집해 구체적인 '극단적 선택' 방법까지 제시하는 등 범죄를 공모하는데 채 15분도 걸리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서 10대 여중생 B양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B양은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켜둔 채 극단적인 선택해, 그 과정이 생중계됐다.

 

또 지난 5일에도 10대 여학생 두 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과정을 SNS에서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온라인 커뮤니티인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해말 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고, 10대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사고 있는 '신대방팸'도 이 곳을 주축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극단적 선택을 회유하고 방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단속 주체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이트 차단과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미온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보다 강력한 법적 규제와 함께 의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와 관련,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극단적 선택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인터넷사이트를 규제하는 동시에, 상담과 치료로 연결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이보현 수습기자 lbh7264@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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