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이해하는 고려인으로 자라길”…인천 글로리아학교, ‘세계인의 날’ 기념 공연

2023.05.21 08:00:00 15면

1학년~11학년 고려인 학생 155명…12개 국가 전통춤 준비
세계 다양한 민족‧문화 있다는 배움 목적에서 지난해 시작

 

세계인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인천 연수구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약학대학 강당에서 글로리아상호문화대안학교 학생들이 이를 기념하는 공연을 펼쳤다.

 

이날 무대에 오른 학생들은 고려인이었다. 지난 2019년 연수구 연수동에 문을 연 글로리아학교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중도입국한 학생 155명이 1학년부터 11학년까지 다니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연수동 함박마을에 산다. 2000년부터 일자리를 찾아 인천에 온 고려인들이 남동산업단지와 가까운 이곳에 모여 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고려인 아이들도 공교육을 받는 일반 학교에 입학했지만, 언어와 문화가 달라 적응이 쉽지 않았다.

 

살던 나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고려인 아이들이 자국 언어와 문화를 유지한 채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원했다.

 

김희명 글로리아학교 교장은 “고려인 아이들에게 태어나지도, 살아오지도 않는 한국은 낯설 수밖에 없다”며 “특히 사춘기 아이들은 자신의 국적 등에 더욱 혼란을 느끼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도 세계인의 날을 맞아 고려인 아이들에게 세계에는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자 지난해부터 열기 시작했다.

 

비록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해 학교에서 작게 열어야 했지만, 올해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이를 보여주고자 규모를 넓혔다.

 

이날 공연은 학년별로 정한 나라의 의상을 입고 음악에 맞춰 전통춤을 추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순서는 멕시코 전통춤을 준비한 4학년 학생들이었다.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은 각자 멕시코 전통의상인 후아필을 입거나 머리에 솜브레르를 쓰고 춤을 췄다. 8‧10‧11학년은 연극과 일본‧영국‧우즈베키스탄의 전통춤을 선보였다.

 

10학년 최 발레리야 학생은 “한 번도 춰본 적 없는 영국 전통춤을 연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그런데 공연을 준비하다 보니 평소 어려웠던 다른 나라의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1학년은 러시아‧우즈베키스탄 전통춤, 2학년은 한국‧인도 전통춤, 3학년은 이집트 전통춤, 5학년은 그리스 전통춤, 7학년은 카자흐스탄 전통춤, 9학년은 뉴기니아 전통춤을 선보였다.

 

오후 2시부터 2시간 정도 진행된 공연은 학생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관객들과 함께 춤을 추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김 교장은 “우리 아이들은 고려인이라는 다소 특별한 이름으로 불린다”며 “세계인의 날은 고려인들에게도 남다른 날인 만큼 오늘 공연을 통해 여러 나라를 이해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들로 컸으면 좋겠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박지현 기자 smy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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