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펫보험 경쟁 활활…0%대 가입률 높이려면

2023.06.08 13:35:08 5면

반려동물 시장 확대에 잠재력 커져
진료비용 표준화 등 제도 개선 필요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미래 먹거리'인 펫보험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가입률은 아직 0%대에 머무르고 있어 반려동물 진료비용 표준화 등 구조적인 대책 마련을 통해 펫보험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KB손해보험이 'KB금쪽같은 펫보험'을 출시하며 5개 대형 손해보험사 모두 펫보험 시장에 진출했다. 

 

펫보험은 반려동물이 동물병원에 갔을 경우 청구되는 상해, 질병 치료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금융소비자들이 가입한 실손보험과 사실상 비슷한 구조다.

 

2019년 가장 먼저 장기 펫보험 상품을 선보인 메리츠화재가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이 연이어 시장에 진입하며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 펫보험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를 낮추고 자기부담금 선택권을 넓힌 신상품을 출시했다. '위풍댕댕'을 비롯한 다이렉트 상품으로 펫보험을 판매 중인 삼성화재는 펫 커뮤니티 'O모O모'의 캐릭터 판매를 통해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략을 선택했다. 

 

KB손보는 치료비 보장비율을 90%까지 높이고 업계 최초로 자기부담금을 부담하지 않는 옵션을 포함해 상품을 설계했으며, 현대해상은 동물병원 1일 진료비 보장한도를 최대 30만 원으로 높인 반려견 전용 보험 '건강한펫케어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펫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된 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4일 발표한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구의 약 25.7%에 해당하는 552만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다. 

 

펫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8년 7005건에 불과했던 펫보험 관련 계약건수는 지난해 7만 1896건으로 4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손보사들이 활발한 경쟁을 펼치는 것에 비해 가입률은 지난해 기준 0.8%로 미미한 수준이다. 보험업계는 제도 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반려동물 치료 관련 비용은 모두 비급여로,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다르다. 이에 반려동물을 대상으로도 '진료수가 표준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으나 수의업계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발행한 리포트를 통해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진료항목 표준화, 통계 집적 등 기본 인프라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며 "보험업계와 수의업계 간 협력 강화를 통해 동물병원의 자발적인 시장 진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험회사는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상품개발 및 보험료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기관과 '펫보험 활성화 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지난 4월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시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관계부처·기관 간 협력을 통한 반려동물 등록·진료항목 관련 기반 개선, 수의업계과 보험업계의 제휴 등에 기반한 협력체계 구축 등을 포함한 '펫보험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정부, 관계기관 및 이해관계자 논의 등을 거쳐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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