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양문석, 사실상 공천 유지…친노·친문 반발↑

2024.03.18 17:09:22 3면

양, ‘FTA 밀어붙인 盧는 불량품’ 칼럼
당 지도부 “공천 뒤집기 쉽지 않을 것”
전해철 “실수 아닌 본인 인식의 표출”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양문석(민주·경기안산갑) 후보의 공천을 사실상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발언 대상이 전직 대통령이라는 정치인이기에 ‘목발 경품’ 거짓 사과 논란의 정봉주 전 의원 등의 사례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시각이지만, 친문·친노계의 반발은 높아지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의원 분위기는 상당히 여론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고위원들의 다수가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 결론을 뒤집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과연 막말로만 볼 수 있겠느냐에 대한 논란은 분명히 있다(박성준 의원)”, “사과를 진정성 있게 하고 받아들여 지면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까(한민수 대변인)” 등의 입장을 밝혔다.

 

양 후보는 논란이 일자 이날 오전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왔다. 유가족에 대한 사죄,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하고 그리워한 국민에 대한 사죄”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서울 마포구 방문에서 양 후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양 후보의 발언이 지나쳤다.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그 이상의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우리 국민께서 판단할 것”이라며 공천 유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당내 친문·친노계에서는 여전히 양 후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 후보와의 경선에서 패한 이날 민주당 경기도선거대책위원회 고문으로 위촉된 전해철 의원은 페이스북에 “양 후보 막말은 실수가 아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자 인식의 표출”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저를 포함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수박, 바퀴벌레, 고름이라 멸칭하는 것을 반복해 왔다”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발언은 그 빈도와 말의 수위, 내용의 문제에서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 후보 공천 재고를 요구한 바 있는 김부겸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오전 선거대책회의 후 기자 질문에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계파 갈등 재발 우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등 내용의 칼럼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노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됐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김한별 기자 hbkim@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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