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구급대 조직개편…‘현장 혼선’ 우려 괜찮나 

2024.03.20 06:00:00 13면

의료계 집단 사직 시점, ‘논란’ 잠재울 설득과 소통 모색해야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조직개편을 통해 그동안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구급대를 사실상 폐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최근 도소방재난본부는 그동안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구급대를 일반 119안전센터에 편입시켰다. 시대변화에 따른 적절한 조직개편으로 호평을 받아왔던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단행한 만큼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나오는 ‘혼선’ 우려에 대해 충분한 설득과 소통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 도소방재난본부 구급대는 각 119안전센터 내에서 화재진압대원인 소방관 등과 함께 근무했으나 119안전센터장이 아닌 구급대장의 별도 지시를 받아왔다. 그러나 본부가 이번에 이러한 독립적 지휘 체계를 폐지하고 119안전센터장이 구급대원을 지휘하도록 변경해 구급 현장에 혼선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응급 상황에 대응하는 구급대원의 역할이 중시되는 가운데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속 구급대를 사실상 폐지하는 조치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대두된다. 도소방재난본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3년 경기도 구급 활동 통계 분석’에 따르면 2022년 44만 9429건이던 이송 건수는 지난해 47만 6444건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구급대의 독립적인 운영이 더욱 필요한 때라는 반론도 있다. 


구급대의 독립적인 지휘 체계 중요성은 2022년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10‧29 참사’ 당시 대두된 바 있다. 119종합상황실에서 구급 활동까지 총괄 지휘하자 현장에 혼선이 생겨 효율적인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구급 현장에서 전문적인 지휘 체계가 더욱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것이 사실이다. 


구급대원들 사이에는 119안전센터장 등은 화재 현장의 전문가이지만 환자를 신속히 이송하고 응급 처치를 해야 하는 구급 분야의 역량은 구급대장보다 미흡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나는 걱정이 나온다. 나아가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대형사고 현장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한국행정개혁학회가 지난해 처음으로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개최한 ‘한국행정혁신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소방 인력 1만1495명이라는 전국 최대 소방조직인 도소방재난본부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정부 체계 구축’이라는 정부 기조에 맞춰 소방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탄력적인 조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부는 3개월간 수요와 성과 중심의 조직 진단·분석을 실시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업무 기능을 통합하고 신규 수요분야는 보강했다. 또 출동량이 많은 부서와 위험 요소가 큰 지역을 중점으로 인력 재배치를 통한 현장 대응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전체 조직을 리모델링했다. 특히 119안전센터 신설과 구급 수요 증가 지역에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16개 조직은 폐지하거나 통합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구급대 운영체계를 바꾸기로 한 이번 결정으로 제기되는 우려를 무시해선 안 된다. 도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중대한 사명을 띤 소방당국의 혼선과 동요는 치명적일 수 있다. 문제점을 세밀히 들여다보고 소통을 확대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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