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비 수천 들여 '평택프로축구단 창단' 폐기

2024.04.01 13:58:38 9면

평택시 2020년 폐기 결정 난 프로축구단
22년 용역발주, 공약 폐기 위한 명분쌓기

최근 평택시가 ‘프로축구단’ 유치 사업의 폐기를 위해 수천만 원의 용역비까지 들인 것으로 나타나 시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1일 시는 정장선 평택시장의 공약사업 중 하나였던 ‘프로축구단 창단’을 위해 3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오는 2028년 이후 프로축구 1개 구단 유치 계획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2018년 ‘단기적 K3팀 지원 확대와 장기적 K1팀 유치’를 주요 내용으로 한 프로체육축구단 유치에 박차를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는 2020년 ‘프로축구단 운영이 가능한 구단주 부재’와 ‘프로구단 유치에 필요한 경기장 시설 미비’ 등의 이유를 들어 돌연 프로축구단 창단 사업을 폐기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프로축구단 창단 폐기 방침을 밝힌 시가 지난 2022년 뜬금없이 2000만 원이 넘는 용역비를 들여 ‘평택시 프로축구단 창단 기본구상 용역’을 실시했던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현재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시는 지난 2020년 폐기 방침까지 밝힌 프로축구단 창단 사업을 2년 후인 2022년에 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수천만 원을 들여 기본구상 용역을 실시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이다.

 

시 한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프로축구단 창단 사업은 현재 보류 중"이라고 답변했다가 뒤늦게 "구단주 부재와 경기장 시설 미비 등의 이유로 사업이 폐기됐다"고 시인했다.

 

2022년 프로축구단 창단 기본구상 용역에 대해 시 체육진흥과 측은 “폐기 수순을 밟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며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수치를 보여 주기 위해 기본구상 용역을 실시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시는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실시한 프로축구단 기본구상 용역이 정장선 시장 공약사업 폐기를 위한 ‘명분 쌓기용’이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시는 또한 지난 2022년 6월 진행했던 용역 최종보고회 이후 언론을 통해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추후 구단 창단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부분마저 확인돼 시민들을 상대로 ‘기만행정’을 펼쳤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평택시가 일찌감치 프로축구단 창단 폐기를 결정해 놓고, 용역을 통해 ‘창단 가능 여부를 시민들에게 묻겠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행정을 벌인 꼴”이라며 “평택시가 정장선 시장의 공약사업을 가지고 시민들을 상대로 농락행정을 펼쳤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2022년 실시된 기본구상 용역 최종보고회에 정장선 시장도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프로축구단 유치’ 논란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 힘들어 보인다.

 

[ 경기신문 = 박희범 기자 ]

박희범 기자 hee69bp@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