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도 인생은 흘러가는 거잖아요."
13일 오전 10시 수원 수성고등학교 3학년 교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야 할 학생들 얼굴에는 웃음이 만개했다. 내일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난다는 설렘과 후련함이 가득해서다.
책상 위 선물 받은 초콜릿과 간식을 잔뜩 쌓아놓은 학생들은 이름이 호명되면 교탁 앞으로 나가 담임교사로부터 수험표를 배부받았다. 증명사진와 응시 과목 등이 기록된 수험표를 받은 학생들은 저마다 모여 사진을 찍고 응원을 주고받으며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3학년 7반 김규진 학생(19)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긴장이 많이 됐는데 막상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긴장보다는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며 "수능이 끝나면 공부하느라 한 번도 못 해 봤던 게임을 하고 싶다"고 웃음꽃을 피웠다.
또 다른 수험생 유진영(19) 학생은 “수능이 내일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인생은 결국 흘러가는 것”이라고 담담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수성고에서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299명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손에 파란색 풍선을 가득 든 1, 2학년 학생들이 학교 본관부터 교문까지 이어진 레드카펫 위를 빼곡히 채워 학교를 나서는 수험생들을 배웅하는 출정식이다.
후배들은 긴장하고 있을 선배들을 응원하며 열렬한 환호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신나는 음악, 북 소리와 함께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손에 든 피켓은 '수능 대박', '찍어라, 그것이 정답이로다' 등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문구로 채워졌다.
이영숙 수성고 교사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후배들과 이벤트를 준비하게 됐다"며 "열심히 공부한 만큼 결실을 볼 수 있도록 모든 교사와 학생들이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성고의 수능 응원 행사는 학생자치회의 주도로 진행된 만큼 이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수성고 69대 학생회장 장송열 학생(18)은 "2년 동안 형들과 생활하며 배울 점이 많았다"며 "우리도 곧 이 길을 걷게 될 텐데 미래의 나를 본다는 감정으로 열심히 응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험생 선배들에게 차마 긴장하지 말라는 말은 못 할 것 같다. 긴장하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해 시험에 임하길 바란다"고 웃음을 보였다.
같은 시각 수원북중학교에서도 수험표 배부가 이뤄졌다. 수원북중학교 체육관은 수험표를 받기 위해 방문한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경직된 표정의 학생도 있는 반면 함께 온 친구들과 대화하거나 준비한 서류를 훑어 보는 학생도 있었다.
이준성 씨(23)는 "작년에 이어 또다시 도전하게 됐는데 작년에는 웃으면서 왔지만 올해는 웃을 수 없었다"며 "내년에 다시 오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 해 임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한 학부모는 "학생들이 지난 시간 열심히 준비하고 고생한 만큼 원하는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노력했던 것을 후회없이 쏟아내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내 수험생 수는 지난 2024학년도 수능보다 7478명 상승한 15만 3600명이다. 전국 수험생 52만 2670명 중 29.4%에 해당하는 수치다. 도내 시험지구는 19개, 시험장은 344개다.
[ 경기신문 = 박민정·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