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도암 환자의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정밀 담도 내시경이 필수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 차병원 췌장담도 다학제팀 성민제(소화기내과), 양석정(외과) 교수 연구팀은 항암 치료 후 수술이 가능해진 담도암 환자들의 절제 범위를 정확히 조정하기 위해 정밀 담도 내시경(Single operator cholangioscopy)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발표됐으며,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담도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전이 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불량한 난치성 암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이성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5% 미만에 불과해 조기 진단과 정확한 병기 결정이 필수적이다.
기존의 진단 방식으로는 CT, MRI 같은 영상 검사와 내시경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등이 사용되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암세포가 검출되지 않는 경우가 30%에 달한다. 이에 따라 보다 정밀한 진단과 절제 범위 설정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 요구되고 있다.
분당 차병원 연구팀은 2020년 6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간 외 담도암 환자 38명을 대상으로 정밀 담도 내시경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의 37%(14명)가 수술 절제 범위를 변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5명(36%)은 절제 범위를 줄여 국소 부위 절제만 시행했고 ▲4명(29%)은 항암 치료 후 절제가 불가능했던 상태에서 수술이 가능해졌다. 반면 ▲1명(7%)은 암의 범위가 예상보다 넓어져 보다 광범위한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단일 시술자 정밀 담도 내시경을 활용하면 담도 내부를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암의 침윤 범위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실시간 표적 조직검사를 통해 기존 방법보다 우수한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성민제 교수는 "정밀 담도 내시경 검사는 기존 영상 검사로 파악하기 어려운 담도암의 침윤 범위를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를 통해 수술 계획을 보다 정밀하게 수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석정 교수는 "최근 항암 치료의 발전으로 인해 담도암 환자의 생존율이 과거보다 향상됐다"며 "특히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도 절제가 가능해지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불필요한 광범위 절제를 줄이고 최적의 치료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담도암 환자의 생존율 개선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불필요한 수술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