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게임업계가 일본 야구 게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컴투스에 이어 위메이드까지 일본 야구 팬층을 겨냥한 모바일 게임을 잇달아 출시하며, 일본 스포츠 게임 시장이 ‘K-게임’의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지난달 29일 일본에서 ‘판타스틱 베이스볼: 일미프로’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사전예약 시작 하루 만에 일본 애플 앱스토어 무료 인기 게임 1위에 오르며 흥행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앞서 지난 3월엔 컴투스가 프로야구 라이징(プロ野球RISING)을 일본 게임 시장에 출시했다. 프로야구 라이징은 출시 후 일본 야구 게임 시장 1위인 코나미사의 '프로야구 스피리츠A'를 제치고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출시 3개월차에 접어든 최근 일본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 매출 24위까지 오르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전날 순위(77위) 대비 50계단 이상 한 번에 상승한 결과다.

◇ 공식 라이선스부터 선수 모션까지...사실감 높여 흥행 가능성 확대
두 게임 모두 일본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콘텐츠와 마케팅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일본프로야구(NPB) 및 메이저리그(MLB)의 공식 라이선스를 확보한 것은 물론, 실제 선수의 외형과 동작을 사실적으로 구현하고, 일본 야구 팬들에게 익숙한 인물들을 홍보 모델로 기용하는 ‘현지화 전략’에 집중했다.
‘판타스틱 베이스볼: 일미프로’는 일본 시장 최초로 NPB와 MLB(메이저리그), MLB Players, Inc.의 공식 라이선스를 모두 얻은 게임이다. 프로야구 라이징은 일반 사단법인 일본야구기구(Nippon Professional Baseball, 이하 NPB)를 기반으로 개발한 리얼 야구 게임이다. 컴투스는 지난 2022년 일본 법인인 컴투스 재팬(Com2uS Japan)을 통해 NPB와 정식 계약을 맺고 이 게임의 공식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또 NPB 12개, MLB 30개 구단 소속 선수들의 얼굴과 동작은 물론 유니폼과 경기장까지 고품질 실사 그래픽으로 구현해 몰입감을 높였다. 또 일본 유명 스포츠 아나운서 카미시게 사토시를 캐스터로 기용했으며, NPB 오릭스 버팔로스 출신으로 현재 MLB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 중인 요시다 마사타카를 홍보 모델로 선정했다.
‘프로야구 라이징’ 역시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을 맡아 2023 WBC 우승을 달성했던 구리야마 히데키를 모델로 선정했다. 프로 야구선수 출신으로 스포츠 해설가, 캐스터, 대학 교수를 지냈고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 감독으로 일본 시리즈 우승까지 달성해 일본 야구팬들에게 높은 존경을 받는 야구인이다.
또 야구 게임에 최적화한 최신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센트럴 리그 및 퍼시픽 리그 12개 구단의 모든 현역 선수의 페이스 스캔을 완료했고, 모션 캡처로 선수들이 가진 특징을 최고 수준의 그래픽으로 구현했다.

◇ 위메이드·컴투스가 야구 강국 일본으로 간 이유는
일본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게임 시장으로 손꼽히며 특히 야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국가다. 또한 스포츠 게임 특성상 초반에 유입된 이용자들의 이탈률이 타 장르 낮은 편이다. 일본 야구 게임 시장에 진출해 기반을 다질 경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일본 모바일 프로야구 시장은 연간 6000억 원 규모를 자랑한다. 또 2019년 일본프로야구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3만 929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고, 지난해 연간 누적 관객 수는 2668만 1715명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전체 야구 인구는 약 3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스포츠 장르 게임은 흥행에 성공하면 제품수명주기(PLC)가 반영구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초기 성공 시 꾸준히 우상향하며 영구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게임 이탈률이 낮은 편인만큼, 경쟁사 게임을 제치고 이용자를 확보해야한다는 점은 위메이드와 컴투스의 숙제로 남는다. 일본 야구 게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코나미사의 '프로야구 스피리츠A'의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압도적인 상황이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프로야구 스피리츠 A는 일본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3위에 올랐다. 모바일 스포츠 게임이 MMORPG, 서브컬처 등을 제치고 매출 상위권에 랭크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처럼 기존 일본 야구 게임 시장을 잡고 있는 프로야구 스피리츠A는 두터운 팬층을 갖춘데다가 게임 인지도 역시 높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은 차별점을 갖춰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지웅 컴투스 제작총괄은 “컴투스는 20여 년 넘게 다양한 야구 게임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해 왔다”며 “최신 그래픽과 리얼리티, 그리고 현지에 최적화된 운영 등을 통해 ‘프로야구 라이징’을 일본 야구팬들에게 사랑받는 최고의 게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