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가라' 지침 현장 지휘관 소환

2025.08.20 10:35:08

'수중 아닌 수변에서, 장화 높이까지' 상급자 지시 임의로 바꿔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네 번째 소환…임기훈·염보현 잇따라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허리 아래까지 들어가라'며 수중 수색 지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지시를 내린 당시 현장 지휘관을 소환했다.

 

20일 특검팀은 최진규 전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제11포병대대장(중령)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분쯤 출석한 최 전 대대장은 "박상현 당시 1사단 7여단장(대령)으로부터 수중수색 지시를 받은 적 있나", "상급부대 지침 위반하고 장병들에게 수중수색 지시한 경위는", "임성근 당시 1사단장(소장)이 수중수색이 어렵다는 건의를 묵살했나, 당시 사단장의 '바둑판식 수색 지침'을 수중 수색으로 이해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최 전 대대장은 채 상병 순직사건 전날인 2023년 7월 18일 "내일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며 채상병이 속한 포7대대가 사실상 수중수색으로 오인할 수 있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 최선임 지휘관인 박 전 여단장이 '수중이 아닌 수변에서, 장화 높이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실종자 수색 지침을 내렸음에도 임의로 지시를 바꾸는 등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특검팀은 경찰에 이첩된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기록 회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네 번째로 불러 조사 중이다.

 

조 전 실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 회의 이후 기록 회수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전 실장은 "조사에 어떻게 참여할 계획인가"는 질문에 "오늘은 잘 모르겠다. 성실하게 잘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조사받는 중인데, 소명할 것이 더 남았나"는 질문에는 "잘 조사받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채 상병 순직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 및 사건 기록 회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구속영장에 허위사실을 적시한 혐의가 있는 염보현 국방부 검찰단 군검사(소령)을 각각 세 번째로 소환했다.

 

참고인 신분인 임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기록 회수를 지시했나", "박 대령 항명 혐의를 수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피의자 신분인 염 군검사도 "영장 청구서를 누구의 지시로 여러 사람과 작성했나", "청구서에 '대통령 격노는 망상'이라는 문구를 직접 작성했나" 등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박진석 기자 kgsociet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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