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복음화전도협회, 땅투기 위해 청소년수련원 20년 방치했나

2025.09.03 14:53:51 1면

청소년 수련원 설립 목적 33만 ㎡ 20년 뒤 가격 2~4배 상승
골프장 건설 등 더 오를 듯…이천시 "불법성 없다" 방임 의혹


개신교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세계복음화전도협회가 이천시 임야에 청소년수련원을 짓겠다며 모금한 거액을 실제 공사에 사용하지 않고 20년간 부지를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매입한 토지가 수 배 올라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으며, 이천시가 사실상 방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종교계에 따르면 세계복음화전도협회는 지난 2006~2007년 이천시 호법면 임야 33만여㎡를 구입했다. 당시 협회는 청소년수련원 설립을 내세우며 이천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고, 신도들로부터 약 700억 원의 헌금을 모았다. 그러나 이후 20년 가까이 공사는 단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협회가 매입한 호법면 매곡리 산 53-5번지(27만여㎡)는 2006년 1㎡당 7950원에서 올해 1만 6300원으로 약 2배 상승했다. 또 54-2번지(15만여㎡) 역시 같은 기간 5200원에서 1만 9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신도 헌금으로 사들인 땅을 장기간 묵혀둔 채 시세 상승을 기다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직 신도 A씨는 “류광수 총재는 명품 시계와 외제차를 자랑하며 부를 과시해왔다”며 “임야도 땅값이 충분히 오르면 팔아 이익을 챙기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지역에는 최근 골프장 건설이 진행되면서 추가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천시의 관리 책임 부재 논란도 불거진다. 협회는 당시 건축허가 조건으로 이천외국어고를 세워 2011년 개교하겠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천시 관계자는 “토지 매입 과정에서 불법은 확인되지 않았기에 시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코람데오연대는 류 총재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이 단체는 “협회가 해당 임야를 매각하면 본인 자금 투입 없이도 수십억 원 이익을 얻게 된다”며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만큼 곧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복음화전도협회는 이번 의혹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협회는 ‘다락방’으로 불리며 국내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박진석 기자 kgsociety@naver.com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