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수원시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는 13.6만t에 달한다. 평균적으로 한 명의 시민이 1년에 110㎏ 이상의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뜻이다. '환경수도'를 자처하는 시가 효과적인 쓰레기 감량을 위해 새로운 가치를 높이 들어 올리고 시민의 인식 전환을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생활쓰레기 감량 평가하는 '새빛 환경수호자'
매일 아침 수원의 골목마다 새벽을 여는 청소차에 최근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문구가 새겨졌다. '쓰레기 감량하고 보상받자'라는 문구다.
청소차에서 내린 환경관리원들은 골목을 돌며 생활쓰레기를 수거하는 동시에 특별한 평가를 진행한다. 맡은 구역의 쓰레기 배출량 변화를 '생활쓰레기 감량 평가표'에 '증·보통·감'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가 올해 말까지 진행하는 쓰레기 감량 평가다.

시는 탄소중립도시를 선도하고 생활폐기물 감량 정책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쓰레기 감량 실천 챌린지를 시작했다. 지난 7월 환경관리원, 자원관리사, 무단투기 단속원 등 999명을 새빛환경수호자로 위촉해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쓰레기 배출량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평가는 시 전역을 706개 마을로 빈틈없이 나눠 이뤄진다. 시는 매일 성실하게 이뤄진 현장 점검 결과와 10개 지표별 청소행정 평가, 주민 참여 평가를 더해 월별 점수가 산출되면 연말까지 이를 집계해 시상할 예정이다.
시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시는 쓰레기 감량 챌린지와 감량평가를 알리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통장협의회 등을 통해 홍보했다. 주민 대표들은 아파트 단지 내 방송이나 게시판에 홍보물을 부착해 주민 참여를 유도했다.
새빛 환경수호자들은 "쓰레기 감량 평가를 하면서 재활용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꼈다"며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아끼고 보호하는 효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쓰레기 줄이고 우리 동네 필요한 물품 지원받기
생활폐기물 감량은 지구를 위한 노력인 동시에 시민의 삶에 보탬이 된다. 시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 감량 평가 결과에 따라 마을 단위 인센티브가 지원되기 때문이다.
시는 오는 12월까지 5개월간의 감량 평가 점수를 매겨 상위 5%인 36개 우수마을에 총 1억 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마을 규모에 따라 인센티브 규모가 달라지는데 7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최우수 마을이 600만 원 상당의 청소 관련 물품을 받게 된다.
지난 8~9월 두 달 간 진행된 새빛 환경수호자의 평과 결과는 쓰레기 감량 챌린지 성공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적게나마 발생량이 줄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7~9월) 시의 생활폐기물은 3만 5370t으로, 2023년 3분기(3만 3346t)보다 2000t 이상 발생량이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쓰레기양 증가 추세를 둔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까지 중간 평가 결과는 2개월 누적분이라 유동적이다. 700세대 이상 공동주택단지 중에는 율천동 신일아파트가 선두를 차지했고, 율전삼성2단지와 천천삼성래미안 등의 단지가 뒤를 잇는다. 또 700세대 미만 공동주택 단지로는 율전삼성1단지가 2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민이 30g씩 줄이면 연간 1만 3000t이 줄어든다
올해 시는 탄소중립을 위한 생활폐기물 감량 정책 중 하나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적극적인 감량 평가를 도입했다. 오는 2027년 수도권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면 민간 소각장 위탁 처리가 불가피해 막대한 처리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3년간 생활쓰레기 20%를 감량하면 82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시민 1인당 1일 30g 감량을 목표로 수립했다. 이 경우 시에서 발생할 쓰레기 예상량(13만 5000t)의 10%인 1만 3500t을 줄이는 게 가능하다.
시민들은 생활폐기물 감량 챌린지에 온라인 서약으로 동참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4월 19일부터 새빛톡톡으로 감량 서약이 시작돼 1000여 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민이 서명한 ‘새빛시민 실천 서약서’에는 분리배출 실천만으로도 쓰레기 감량에 동참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라면봉지 6개, 테이크아웃 컵 3개, 배달용기 1개 등을 제대로 분리배출만 해도 감량 성공이다.
시는 앞으로도 각종 행사는 물론 지역상인회 및 단체와 합동 캠페인을 추진해 쓰레기 감량 챌린지에 더 활발한 시민 참여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일회용품 줄이기·재활용품 분리배출은 '필수'
지구를 위한 시의 도전은 시민의 참여가 성패를 좌우한다. 생활폐기물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일회용품을 적게 사용하고 재활용품을 잘 분리 배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제대로 분리배출된 폐기물은 자원으로 재활용된다. 플라스틱은 사출제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투명 페트병은 부직포나 옷으로 사용되니 라벨을 제거한 뒤 꼭 별도 배출해야 한다.
가전제품을 폐기할 때는 '폐가전 무상 방문 수거 서비스'를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다. 냉장고나 세탁기 등 부피가 큰 품목은 하나라도 가능하지만 밥솥·청소기 등 소형 가전은 5개 이상일 경우 가능하다.
시는 쓰레기 배출량이 적은 1인 가구를 위해 소량 종량제 봉투를 신규 제작할 계획이다. 손잡이가 있는 재사용 5L 봉투가 올해 안에 도입돼 편의성을 높이고 감량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새빛 환경수호자는 시민의 감량 실천을 이끌 현장의 동반자이자 생활폐기물 감축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생활폐기물을 줄이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시민 모두가 하루 30g 줄이기에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