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 데 이어, 정답이 2개인 문항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이병민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SNS에 수능 국어 3번 문항의 지문에 오류가 있으며 정답이 2개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수능 3번 문항 지문은 독해 능력을 해독과 언어 이해로 단순화해 설명한 필립 고프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전 명예교수의 '단순 관점'을 다룬 글이다.
해당 지문에는 '(단순 관점에서) 해독이 발달되면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언어 이해가 발달될 수 있으므로 해독 발달 후에는 독서 경험이 독해 능력 발달에 주요한 기여를 한다고 본다'는 문장이 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고프의 단순 관점에서 말하는 언어 이해가 읽기 능력이 아닌 '듣기 능력'이므로 해당 문장은 틀렸다고 지적했다. 글 읽기 경험으로 언어 이해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주장이 단순 관점 이론에서는 성립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즉 지문에서만 정답을 찾는다면 정답은 하나이지만, 문제 자체만을 놓고 보면 정답이 2개라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해당 지문에 나온 고프의 단순 관점을 10년 넘게 연구하고 강의해온 전문가다.
올해 수능 국어 영역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충형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칸트의 '인격 동일성'을 다룬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독해 유명 강사인 이해황 씨도 비슷한 취지의 유튜브 영상을 게시했다.
한편 올해 수능에는 지난해(342건)보다 2배 가까운 675건의 이의신청이 제기됐다. 이의신청이 빗발친 만큼 평가원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평가원은 2025학년도 수능까지 총 33번의 수능 중 7번의 수능에서 9개 문항의 출제 오류를 공식 인정했다. 9건 중 5건은 과학탐구 영역에서 발생했다. 생명과학Ⅱ 2건, 물리Ⅱ 2건, 지구과학Ⅰ1건이다. 그 외에는 사회탐구 영역의 세계지리와 한국사, 국어, 영어가 각각 1건이다.
평가원은 오는 25일 오후 5시 이의신청 심사를 거쳐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기존 사례로 짐작했을 때 전문가들의 집단 반발이나 법원 판결 없이 평가원 자체 판단으로 오류가 확정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