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의료 신뢰수준 적신호…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2026.02.12 06:00:00 15면

경기연구원 조사 결과 신뢰하는 국민 25.7%에 불과

지역의료에 대한 불신이 수도권, 비수도권을 막론하고 악화하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수도권에서의 필수의료에 대한 불신은 거의 바닥 수준으로 조사돼 열악한 현실을 반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 규모를 놓고 의사협회 등이 반발하고 있어 의정 갈등이 민심을 흔드는 먹구름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악화일로인 이 문제를 언제까지 미봉하여 방치할 셈인가. 위정자들과 의료계는 책임감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다. 


경기연구원은 ‘지역의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 대다수는 지역의료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비수도권 주민들의 불신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당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조사에 따르면 ‘응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 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국민은 25.7%뿐이었다. 특히 비수도권 주민은 15.5%만이 긍정적으로 응답해 수도권(35.3%)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필수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역시 30.6%에 그쳐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비수도권 주민은 17.8%로 수도권(42.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의료 전반에 대한 만족도도 전체 35.0%, 비수도권은 19.5%로 지역을 불문하고 낮은 편이었다. 결국 지방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의 핵심 원인이 바로 이런 요소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지역의료에 대한 이용 의지는 여전히 높아 전문성 강화만 제대로 된다면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한다. 응답자들은 만성질환 진료는 동네 의원을 선호하고, 중증질환 진료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의 68.3%가 ‘지역의료의 전문성이 강화된다면 중증질환 진료 시에도 지역병원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또 지역의료 이용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도 ‘전문성 강화(69.4%)’를 1순위로 꼽았다. 70.1%가 ‘지역의료 이용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주치의 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과반수(54.4%)가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10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2027~2031학년도 의사 인력 양성 규모를 확정했다. 2027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490명 늘리는 데 이어 2028~2029년에는 해마다 613명, 2030년~2031년에는 연 813명씩 확대해 5년간 누적 증원 규모는 3342명, 연평균 668명이다. 증원 대상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과대학이며, 늘어나는 인력은 100% 지역의사제로 선발된다. 


관건은 의료계 반발이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증원에 반대하며 보정심 회의 도중 퇴장했고 증원 규모는 표결로 확정됐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도 정부가 교육 부담을 고려해 첫해에 증원분의 80%만 반영한 데 대해 “환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역대 정권들이 의료 개혁을 추진할 적마다 일어났던 갈등의 소용돌이는 온 국민의 기억 속에 남은 씁쓸한 장면들이다. 필수의료 부족과 지역의료 전문성 제고 문제는 더 이상 미뤄둘 수 없는 고질적 과제다. 이젠 해결해야 한다. 주민들이 지역의료를 신뢰하고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의료 이용 정책’ 마련이 급선무라는 경기연구원의 제안에 주목한다. 경기연구원의 제안은 ‘지역의료 이용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 ‘전문성 특화 공공병원 육성’, ‘지역 명의(名醫) 양성 시스템 구축’ 등으로 압축된다. 


병원을 찾는 국민이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하나씩 해법을 찾아 들어가는 절차가 필요하다. 믿을 만한 의사와 이용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까지 있다면 지역의료를 외면하고 왜 다른 선택을 할까. 오직 국민의 평등한 건강 복지만 중심에 놓고 방책을 헤아리는 신실한 자세가 절실하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본사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일로 8, 814호, 용인본사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인천본사 : 인천광역시 남동구 인주대로 545-1, 3층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경기, 아52557 | 발행인·편집인 : 표명구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