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고 날씬한 체형이 미의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이어트 치료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GLP-1 계열 비만 치료 주사제(일명 '다이어트 주사') 사용이 늘면서 단기간에 급격한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사례가 증가하자,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격한 체중 감량이 담석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국내 담석증 환자 수는 최근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담석증은 담즙 성분(주로 콜레스테롤 등)이 결정화돼 돌처럼 굳으면서 담낭에 쌓여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특히 담즙 정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는 콜레스테롤 배출이 증가하거나 담낭의 수축 기능이 저하될 때 발생한다.
급격한 체중 감량이 이뤄지면 간에서 담즙으로 배출되는 콜레스테롤 양은 증가하는 반면, 식사량 감소로 담낭 수축이 줄어 담즙이 담낭에 오래 머무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담즙이 농축되고 결정화가 촉진되면서 담석 형성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저열량 다이어트나 단식에 가까운 식이요법처럼 섭취량을 급격히 제한하는 경우에는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최근 비만 치료제로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주사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약물은 음식 섭취 시 분비되는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해 중추 포만감 신호를 강화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또 위 배출 시간을 늦춰 소화 속도를 늦추면서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체중 감소가 빠르게 나타나는 과정에서 담낭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국제학술지 JAMA Internal Medicine(피인용지수 IF 23.3)에 발표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담낭 질환 위험’ 연구에 따르면 GLP-1 수용체 작용제 사용은 담낭·담도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담낭·담도 질환 발생 위험이 대조군보다 약 2.3배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 급격한 체중 감량 시도가 늘면서 담석증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담석증 환자 수는 2015년 13만 6774명에서 2024년 27만 7988명으로 10년 만에 103% 증가했다.
담석증의 최종 치료는 담낭절제술이다. 담석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 수도 함께 늘고 있다.
국내 담낭절제술 환자 수는 2015년 5만 7553명에서 2024년 9만 1172명으로 최근 10년간 약 58% 증가했다.
특히 2024년 담낭절제술 환자의 절반 이상(52%)이 30~50대로 나타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도 담낭 제거 수술이 적지 않게 시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석증은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도 기름진 식사 후 명치나 오른쪽 윗배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통증이 수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발열이 동반된다면 급성 담낭염으로 진행된 상태일 수 있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담석증이 진단되면 담석의 위치와 증상, 염증 동반 여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증상이 없는 담석은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복적인 상복부 통증이 있거나 급성 담낭염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담낭염은 담석으로 인해 담낭관이 막혀 담즙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통증이 지속되고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치료 초기에는 금식과 수액 치료, 진통제 및 항생제 치료가 시행된다. 이후 표준 치료로 담낭절제술이 시행되며 이를 통해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경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석증을 방치하면 담낭염이 악화되거나, 담석이 이동하면서 담관염·췌장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초저열량 식이를 피하고, 의료진과 상의해 감량 계획을 세우는 것이 담석증 예방과 담낭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