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여부를 놓고 각 단체, 협회를 중심으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03년 12월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으로 수입이 전면 금지됐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유통업계와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는 물량공급 원활을 이유로 찬성을, 전국한우협회와 소비자단체는 안전성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14일 농림부와 관련 협회 및 단체에 따르면 농림부가 지난 13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검역과 관련 제3차 광우병전문가협의를 개최하고 현지조사를 했다고 밝히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가 빠르면 연내에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11일 미국 농무부가 광우병 유사증세로 작년에 소각한 소의 조직에서 광우병 양성반응이 확인됐다고 발표하면서 관련 단체들을 중심으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광우병 파동전인 2003년, 전체 쇠고기 수입 물량 29만3천606톤 중 67.9%인 19만9천409톤으로 수입 쇠고기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수입이 금지되면서 상대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호주산 쇠고기를 수입, 쇠고기 가격 상승의 원인이 돼 왔다는 것이 찬성측의 주장이다.
수입육류를 관리하는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 관계자는 “미국산의 경우 호주산에 비해 쇠고기의 물량이 많은 만큼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쇠고기 가격을 안정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내 유통업계 관계자도 “등급이 없는 호주산에 비해 미국산은 등급이 있어 어떤 고기가 좋은 고기인지 선별이 가능하다”며 “그동안 호주산 쇠고기는 미국산에 비해 맛이나 등급에서 약간 낮은 편이었고 수입 쇠고기의 물량 부족으로 쇠고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만큼 미국산이 들어오면 쇠고기 가격이 하락해 돼지고기만큼 대중적인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단체협의회와 전국한우협회는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 여부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미국산 소에서 광우병 양성반응이 나온 만큼 무조건적으로 수입하면 안된다”며 “안전성이 우선돼야 하는데, 미국과의 통상 문제로 서두르는 인상이 짙다”고 말했다.
전국한우협회 경기지부 김병선 지회장도 “쇠고기 가격의 하락도 문제지만 안전성이 검토되지 않은 쇠고기의 수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련 진행사항을 1주일 정도 지켜 본 후, 협회 차원에서 이달 안이나 다음달 초 정도 항의 집회를 갖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농림부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이달 말 가축방역협의회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 여부를 놓고 검토할 예정인 만큼, 안전성이 확인되면 그때가서 수입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