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사전 홍보도 제대로 안한 채 ‘화성’ 관람을 돌연 유료로 전환, 입장료와 주차 요금을 징수해 관람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일 수원시 화성사업소관리과와 관람객들에 따르면 수원시는 지난 1일부터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닌 입장료를 내고 관광해야 하는 의미 있는 곳임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화성의 서장대, 연무대, 장안문 3곳을 유료화해 1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이것으로 화성의 유료화 구역은 화성행궁을 포함, 4개 지역이 됐다.
그러나 화성 관람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타지역민들과 외국인들에게만 입장료를 징수하고 수원시민들에게는 무료 개방해 타지역 관람객들로 하여금 불만을 사고 있다.
화성 연무대 근처에서 만난 강모(안산시 반월동·42)씨는 “휴가철을 맞아 멀리는 못가고 가까운 화성 관람이나 할까 해서 왔는데 유료전환됐다는 것도 그렇지만 수원시민은 무료라는 말에 관람 비용을 떠나 차별당하는 기분이라 솔직히 기분이 나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유료화된 사실도 수원에 와서야 알았다”며 시의 사전 홍보부족을 지적했다.
장안문에서 만난 이모(화성시 우정읍·25)씨는 “방학숙제에 문화재 기행문을 쓰는 것이 있어 학생들을 데리고 화성 견학을 왔는데 유료라는 말에 당황했다”며 “유료인줄 알았으면 가까운 문화재로 갔지 돈을 내면서까지 화성으로 왔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수원시민인지 여부를 놓고 신분증 검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최모(수원시 장안구·50)씨는 “아침운동을 위해 서장대로 올라가고 있는데 신분증이 없다고 저지당했다”며 “신분증을 남에게 보여준다는 것도 껄끄럽고 해 저녁 6시 이후부터는 화성관람이 무료인 만큼 저녁 운동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무료로 운영됐던 화성 주변의 주차장도 1회 주차요금(3시간)으로 2천원을 받는다는 것에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연무대에서 주차관리를 하고 있는 정모씨는 “오늘까지 주차요금과 관련된 항의만 10번도 넘게 받은 것 같다”며 “그동안 무료였던 만큼 대부분의 관람객이 유료화 됐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거세게 항의해 몇 사람은 주차요금을 절반으로 할인해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수원시 화성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화성 관람 유료화 시행에 앞서 지난달 21일부터 신문 지상에 게제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홍보를 했다”고 해명하고 “앞으로 유료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는 의견을 수렴해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