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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5집 발매 펑크록 밴드 ‘타카피’

‘삼별초’ 영어식 표기에서 팀명 유래
소속사 변경 요구에도 꿋꿋히 지켜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 전달하려해”

 


삼별초 항몽정신 이어받아 목에 칼 겨눠도 지킬건 지킨다

펑크 록밴드 타카피(김재국 37·김태일 29·이성식 27·김남규 26)는 같은 장르를 대표하는 크라잉넛이나 노브레인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져있다.

1997년 결성됐으니 올해로 12주년이지만 최근 발표한 ‘케세라세라’가 고작 5집이다.

발표 음반이 적은 것은 밴드 이름을 지켜내기 위한 고군분투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멤버들은 “타카피라는 이름을 지켜낸 사람은 보컬 김재국 형”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머지 세 멤버는 지난해 새로 합류했기 때문이다.

타카피(TACOPY)는 고려 무신정권 때의 특수군대인 삼별초(三別抄)의 영어식 표기인 ‘스리 어나더 카피(Three Another Copy)’에서 조합했다.

김재국은 “홍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할 때인 1999년 가수 김범룡 씨가 밴드를 키우고 싶다고 우리를 영입했다”며 “이때 ‘밴드 이름이 어렵다’고 치킨헤드로 개명하라더라. 1999년 치킨헤드 1집이 나왔지만 소속사가 어려워지며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 타카피로 돌아갔지만 2001년 새로이 옮긴 소속사에서도 “‘불량 펭귄’으로 개명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김재국은 “소속사에서 펭귄으로 캐릭터 사업을 하는데 우리를 이용하려 했던 것 같다”며 “마지막 논의 자리에서 ‘계약금을 환불하겠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못하겠다’고 했더니 타카피라는 이름을 쓰게 해주더라. 타카피 1집이 2002년 나온 것도 그런 이유”라고 웃었다.

어렵사리 지켜낸 이름이지만 김재국은 2007년 4집 이후 한꺼번에 멤버들이 나가면서 지난해 밴드를 그만두려 했다. 10년 가량 밴드 생활을 하다보니 쉬지 못했고 정신적, 경제적으로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커다란 목표를 갖고 달린 건 아니지만 제가 생각한 위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자책에 쉬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음악 자체가 목표였는데 초등학생 아들이 아빠 직업란에 '로커'라고 적는 걸 보고는 돈, 명예가 충족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회의가 들었죠.”

김재국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기타의 김태일은 “지난해초 형을 만났는데 초밥과 돌솥비빔밥 만드는 기술을 배우겠다더라”고 거들었다.

“타카피 재건에 힘을 쓴 건 지난해초, 여름에 열릴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출연 제의를 받았던 때예요. 다시 심기일전했고, 지난해 4월부터 김태일, 드럼의 이성식, 베이스의 김남규가 차례로 합류했죠. 태일이는 운전병 출신인데다 밴드가 타기 좋은 차를 갖고 있었고, 남규는 원래 전공이 기타인데 베이스를 친다며 속이고 들어왔죠. 하하.”(김재국)

끈기있게 살아남은 덕택에 이들은 한달 평균 10여개 무대를 뛰어다닌다.

5집 타이틀곡 ‘나는 뜨겁다’와 수록곡 ‘케세라세라’ 등을 부를 때면 객석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한귀에 쏙 들어오는 직설적인 가사와 쉽고 신나는 멜로디는 이들의 최대 무기다.

“곡 작업을 할 때면 최대한 순수해지려고 노력해요. 집에도 안 들어가고 노숙하다시피 살죠. 이번 음반 작업 때는 홍대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의 기분을 느끼려고 술을 많이 먹으며 '정신줄'을 놓아보려고 했어요. 현실에 얽매이지 않으려고요.”(김재국)

멤버들은 “살을 붙이려 하기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걸 전달하다 보니 영화 ‘워낭소리’ 같은 노래들이 나왔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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