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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으로 약칭되는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한지 보름여가 지났다. 출범 초라고 하지만 4개 종편은 그동안 준비한 콘텐츠와 편성 및 보도 방향 등 자신들이 보유한 역량을 대부분 보여주었다.

우선 12월 1일, 4개 종편의 출범을 앞두고 잔뜩 긴장했던 공중파방송들이 어깨를 펴는 모습이다. 종편의 실력이 이정도면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1차적 판단이며, 앞으로도 천지가 개벽할 정도의 변화가 없으면 안심해도 된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시작이라고는 하지만 종편의 프로그램 중 시청율 1%를 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형편없다.

여기에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4대 인쇄매체가 참여한 만큼 일대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여겨졌던 보도 프로그램 역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자사 신문논조를 되뇌는 수준에 그쳐 시청자의 실망을 사고 있다. 또 종편 출범의 당위성을 시청자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 부여를 들었지만 이들 종편이 지난 보름동안 보여준 것은 기존 공중파의 아류에 지나지 않다.

기존 공중파에 보았던 포맷에 베낀 듯 한 개그프로그램, 자사 인쇄매체의 재탕, 거금을 주고 영입한 배우들을 내세운 똑같은 연속극, 거기에 황색저널리즘을 떠올리게 하는 선정적 보도 등은 종편 출범에 대한 근원적 의문을 갖게 한다.

알려진 대로 종편은 대한민국 언론을 과점하고 있는 조중동과 매경이 사활을 걸고 관련법규를 밀어붙이는 무리수를 통해 방송위원회를 통한 특혜시비까지 불러일으키며 요란스럽게 시작했다. 특히 방송낭비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광고주들을 직접 접촉하는 압력성 광고물량 짜내기를 통해 연간 6천억원 상당의 광고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국회에서 ‘미디어렙법’이 통과되지 않은 와중에 힘으로 밀어붙이는 종편의 행태에 대한 걱정이 안팎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소위 대한민국의 여론을 끌어간다는 이들의 행태에서 소비자인 시청자와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나 진솔한 담론은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미디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고 언론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매체들의 실존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양식도 없어 보인다.

그저 자신들의 존재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한 영향력 확대와 시대를 초월한 기득권 유지에 함몰된 극단적인 자시이기주의의 모습만 투영되고 있을 뿐이다.

모 대형신문의 사주는 “종편에 안 뛰어들면 서서히 죽고, 뛰어들면 빨리 죽을 것”이라고 예언자적 위기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종편이 위기에 빠질 경우 벌어질 사태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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