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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한국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잔치 중 하나인 2014 브라질 월드컵축구대회의 16강 진출 팀을 가리는 조별리그가 27일 열릴 G조 2경기와 한국이 속해 있는 H조 2경기 등 4경기를 남기고 모두 마무리 됐다. A조부터 F조까지 12개 팀과 H조에서 16강 진출을 확정한 벨기에를 제외한 나머지 3장의 16강 진출권을 놓고 마지막 투혼을 불사를 때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와 한 조에 속했다. 지난해 말 조 추첨이 끝나자 언론들은 일제히 16강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러시아와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을 때도 16강 진출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떠들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알제리에 2-4로 패하자 한국의 16강 진출 실패를 기정사실화 했다. 벨기에와 마지막 3차전을 남겨두고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인 벨기에를 이기기가 쉽지 않은데다 다득점으로 이겨야 하고, 같은 시각 열리는 러시아와 알제리의 경기에서 러시아가 이기거나 비겨줘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경기를 하지 않았는데 경우의 수부터 따지고 있다.

오랜 기간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면서 지기 위해 운동을 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 더구나 졌다고 쉽게 포기하는 선수도 만나보질 못했다. 패배를 모르는 선수는 승리의 기쁨도 느낄 수 없다. 한국 축구는 아직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고, 지기 위해 그 경기에 출전하는 태극전사는 없다.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그 등 세계적인 프로축구리그를 보유하고 있는 잉글랜드나 스페인팀을 비롯해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FIFA 랭킹 10위 안에 있는 4개 팀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 네 나라는 자국 내 축구 경기가 열릴 때마다 수만명이 경기장을 찾을 정도로 축구 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하다.

국내 현실은 어떨까.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클래식 리그는 휴식에 들어갔지만 2부 리그인 챌린지 리그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 월드컵이 개막된 지난 13일부터 26일까지 국내에서는 챌린지 리그 10경기가 열렸다. 2부 리그 경기였지만 월드컵의 열기를 감안해 경기장에 많은 관중이 들어찼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집계에 따르면 10경기 중 관중수 3천명을 넘은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었다. 10경기 중 6경기의 평균 관중이 1천명도 되지 않았다. 1천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찬 경기는 4경기에 불과했다. 관중수가 300명을 간신히 넘긴 경기도 있었다. 브라질에서 한국전이 열릴 때 전국적으로 수십만명이 거리응원을 펼쳤다는데 국내 프로축구 경기장에는 1천명의 관중도 들어차지 않은 것이다. 한국 축구가 세계 중심으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국내 리그가 발전해야 하고, 국내 리그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야 한다고 말들 하지만 우리는 월드컵 기간에 경기장이 아닌 길거리에서만 월드컵 열기를 느낄 수 있나 보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는 아직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알제리 전의 패배가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은 선수나 지도자를 질책하고 실망감을 표현하기보다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는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지난 23일 새벽 한반도를 뜨겁게 달굴 것 같았던 거리응원은 전반전 0-3 스코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응원 장소를 벗어나면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힘을 보태주지 못했다. 만약 한국이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더 이상 그들을 응원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선수나 지도자, 그들을 응원하는 국민 모두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그라운드를 뛰고 목이 터져라 응원을 보내자.

벨기에 전의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마지막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한국 축구의 월드컵 원정 8강 도전은 끝난 게 아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반도를 붉은 물결로 뒤덮어 세계 4강의 기적을 이뤄냈듯이 27일 새벽 붉은악마의 뜨거운 열정으로 다시 한 번 기적을 이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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